본문 바로가기

문화 그리고 여가/영화이야기

고고 70, 섹시하게 좀 놀아 보셨네

강력한 놈이 하나 새로 나타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를 쉽게 뜨기 어려웠고, 그동안 1천만 관객동원의 신화를 이룩한 영화들과 다른 느낌들...엄숙하고, 역사적이고, 무게있는 주제의식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고 70'은 신나고, 통쾌한 즐거움을 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출처-고고70 홈페이지

극장에 도착해서 고고 70이냐, 모던보이냐 사이에서의 갈등은 달리 표현하면 조승우냐, 박해일이냐의 갈등이었는데 막상 막하의 호감도여서 결국 여배우 호감도를 중심으로 영화를 결정했습니다.

신민아에게 걸었던 기대가 살짝 불안한 감도 있기는 했지만 완전히 대반전! 김혜수의 타짜연기력에 걸어볼까 하다가 왠지모를 생기발랄함에 끌리는 그 느낌을 따라서 고고씽.

영화는 시작부터 조승우의 쩍쩍 붙는 것 같은 연기력과 신민아의 깜찍하고 섹시한 연기에 관객을 쭈우욱 빨아들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연신 쏘울을 외어데는 배우들의 연기는 실제와 허구 사이를 헷갈리게 할 정도로 잘 묘사되었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70, 80 시대를 다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너무나 사실감이 떨어지는 설정들 때문이었습니다. 나이트 클럽의 분위기, 롤라장의 분위기, 소위 양아치들의 분위기 감독도, 배우도 그저 먼 얘기로만 겪어본 현실을 대충 가져다가 추억을 자극해 보려는 것처럼 느껴져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놀아본적 없는 분들의 동경이 조금 비쳐질 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더군요.
물론 제가 데블스의 활약 시기를 즐겼던 세대는 아니지만 분명 영화를 통해서 나이트클럽의 그 어지럽지만 열광적인 분위기와 흥겨움이 제대로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출처-고고70 홈페이지


통금이 있는 시절의 열기를 표현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인데, 제가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들었던 생각중의 하나가 바로 '감독님 좀 놀아보셨네"였습니다.

감독 스스로가 놀아봤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좀 놀아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는 정말 살아있었습니다. 또한 시대를 관통해서 그 속에 피어나고 있는 열정의 싹을 끄집어내는 신기한 기술도 가진 감독님이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여간 '고고 70'을 보면서 모처럼 웃었고, 즐거웠고, 신났습니다. 진짜 신났습니다.
신난다는 말이 쉽게 나오는 말이 사실은 아닌데...아마 여러분도 일상에서 진짜로 신난다는 생각을 그리 많이 하고 살지 않는다는 것을 영화의 신남을 통해 다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출처-고고70 홈페이지


참, 통금만 없지 지금도 살벌한 2MB 시절을 살아가는 젊음들에게도 그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 힘도 있는 영화였던 것 같고, 문득 광화문 촛불의 축제를 떠올리게도 하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다소 결말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진부한 느낌이 있을지 모르나 신나는 연기, 신나는 놀이에 그쯤은 잠시 뒤로 미뤄놔도 상관 없을 듯 합니다.

그럼 여러분도 빨리 고고!!
좀 놀아봅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