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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영화이야기

'놈놈놈' 재미있는 영화 그러나 극장이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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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공식 홈페이지에서 배포하는 웰페이퍼


언론과 평단의 평가처럼 새로운 한국식 웨스턴 무비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특색을 잘 살린 연출은 앞으로 김지운 감독의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 정도로 '놈놈놈'의 세 배우 캐릭터는 살아있었습니다.


뭔가 빤한 듯 하면서도 기존의 것과는 조금씩 다른 이야기와 액션의 방식은 '놈놈놈'만

이 가진 자산이면서 동시에 경쟁력이었습니다.


모처럼 영화의 앤딩 크레딧까지 다 기다리게 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대해서 많은 평가와 분석이 있지만 제가 볼 때는 그냥 액션이었습니다. 굳이 덧

붙이자면 일본군 시원스럽게 쏴 죽일때의 짜릿함(사람죽는걸 보고 짜릿해 하다니...) 정

도랄까요...


아무튼 심오한 또는 의미있는 주제 없이도(제가 파악을 못한 것일수도 있겠죠)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힘이 있는 감독과 배우들이라는 생각을 했고, 굳이 한마디 해야 한

다면 피묻은 이병헌을 눕혀 놓은 모습이 달콤한 인생과 너무 흡사해서 '놈놈놈'의 주제

도 달콤한 인생 정도로 생각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었던 영화를 보고 나오는 마음은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실 영화의 수준에 맞는 상영시설 및 관객들의 분위기가 맞

춰지지 않는다면 영화의 감상이라는 부분은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놈놈놈' 그런 점에서 너무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탓일까요? 어제 제가 본 극장의 상영

관은 정말 최악이더군요.


좌석은 편하고 좋았으나 영화의 스케일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소규모 스크린이었고, 작은

공간에 좌석을 최대로 설치하려다보니 뒷자석에서 일어서면 스크린에 머리통 그림자가

생기고, 심지어 초보가 필름을 돌리는지 화면 전체가 아래로 30CM가량 벗어나 있는 등

영화관의 시설이 너무나 실망 스러웠습니다.


또 스크린의 크기 문제인지 기술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상의 끌림현상으로 눈도 피로했

습니다.


물론 그 영화관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유난히 그 상영관이 그런 저질스런 상영시

설을 보여주더군요.


더욱 가관은 아무리 오락 영화라지만 관객의 수준도 제가 영화를 본 어제는 너무나 절

눈물 나게 하더군요. 옆좌석에서 핸드폰으로 문자보내고, 비닐 봉지를 부시럭 거리고,

상영중에 이리저리 좌석 옮기고, "아빠 지금 바쁘니까 엄마한테 전화해~" 전화통하까

지...


영화에 집중하지 못할 요소를 두루 갖춘 어제의 영화감상이었습니다.


좋은 영화를 좋은 시설, 좋은 환경에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어제는 정말 환불이라도 받

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요.


집에 돌아와 '놈놈놈'에 대한 여러 평들을 찾아보니 그 중 상영관 싹쓸이에 대한 비판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더군요. 그 비판을 읽으며 제가 본 상영관의 시설과 환경을 생각해봅

니다. 무리한 개봉관 싹쓸이가 결국 영화를 망치게 될 수도 있지 않을런지 우려가 되더

군요.


사실 영화관에서 약간의 관객 잡음은 영화관의 스크린과 음향이 충분하고, 객석이 넓었

다면 묻혀버릴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역시 영화의 절반은 극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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