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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영화이야기

색계, 진부한 첩보 숨막히는 섹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영화의 한 장면(탕웨이)



색계, 남들 극장에서 영화볼 때 아무래도 낯뜨거운 생각에 극장에 가지 못했다.

사람들의 평이란 것도 대체로 남자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베드신이 있더라 정도의 평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고작이었던것 같다.

물론 영화평론가들의 찬사를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워낙 어렵게 말씀들을 하시는 분들이라서 사실 그리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몇일전 잠도 안오고 지루했던 주말밤에 인터넷 무료 서비스를 통해서 고화질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다.

나름대로 주말 밤 시간 때우기로 선택했으니까 당연히 야한 장면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봤고, 영화의 스토리와 주제에 대해서는 애초에 접어버렸다.

그런데 영화는 전혀 내 예상과는 달랐다.

무려 2시간 30분이 넘는 상영시간동안 사람들의 입에 그토록 많이 오르 내린 베드신은 고작 10여분 남짓이었던것 같고, 그 등급도 그리 과하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노출이 곧 등급이라는 저질스런 사고방식만 벗어난다면 말이다.

시종일관 반일 저항군의 첩보활동을 중심선에 배치하면서도 두 주인공의 심리적 동요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색계는 마지막 장면의 가슴시린 결말까지 자리를 뜨게 하지 않았다.

특히 여주인공 탕웨이의 소녀적이면서도 지적인 연기는 영화 스토리의 진부함을 긴장감있고 현실감있는 영화로 다시 살아나게 하는 듯 했다.

그 총기넘치는 느낌의 눈빛과 단호함이 넘치는 탕웨이의 연기는 진짜 일품이었다.

아무튼 기대와 다른 영화감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한국 극장가에서는 이 영화를 그토록 노출과 베드신의 강도만을 중심으로 홍보했는지...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표현하는 카피와 홍보를 잘 했다면 훨씬 더 많은 관객을 모았을 것 같은데...

허기사 야한 영화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식의 등식을 가지고 있는 나 같은 저질 관객도 문제이겠지만 영화의 언저리만 자극적으로 홍보한 극장가의 현실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여간 아직까지도 그녀가 끼고 있던 다이아 반지의 아릿함이 남는 기억에 남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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