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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불쾌한 동거

이미 지난 5월에 이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그러나 제가 즐겨보는 미디어토시에 김서진 최고위원의 인터뷰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서 다시 이 글을 올리게 되네요...

창조한국당과 문국현씨의 한계는 뚜렷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김서진 최고위원이라도 제자리를 잡아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게재해 봅니다.
특히 문국현씨는 아무리 봐도 평화통일과는 거리가 있을 뿐더러 문국현씨가 없는 창조한국당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김서진 최고위원을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으나 김서진 최고위원이 창조한국당의 출범때부터 자기 당의 대표와 당의 정체성에 대한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는가 하는 점에서 전 아니라고 봅니다.

아래는 저의 이전 블로그에 게재 했던 게시물들입니다.

---------------------------------------------------------------(아래1)-----------

오늘 아침 출근길 신문을 보다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기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동거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합당의 수준은 아니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연대의 차원이라고 하는데 본격적이 정당의 이합집산 사례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애초에 창조한국당이 스스로 진보행세를 하지 않았다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연대가 말밥에 오를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창조한국당의 간판이라고 할 문국현 대표의 이미지와 그의 입을 통해서 전해진 당의 정체성과 정책은 그래도 중도의 왼편에 조금이라도 치우친게 사실일 것입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를 구분하기도 어렵워서 지금의 양당의 차이가 차후에 별 차별성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지금까지는 분명 이회창과 문국현의 차이는 경제 및 사회복지 정책, 남북관계 등 대북정책과 외교에 걸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 쇠고기 문제 등에서 사안별 연대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정책적 차별성을 추구해온 두 정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연대(사실상 합당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가 국민에게 진정으로 여당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줄 것인지 의문입니다.

양당의 연대를 통한 원내교섭단체의 구성이 단지 여론의 주목을 끌고, 권력에 대한 의지의 표출 만이라면 분명 국민은 그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여 언론 노출이 많아지고 견제세력인양 아무리 행세해도 눈길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양당의 대표가 최근 언론의 주목에서 비켜 나간 것은 분명 교섭단체의 구성을 위한 당선자 수의 부족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책과 실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촛불문화제 행사장에서 뿐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에서 국민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양당의 대표는 교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침부터 정치권의 묻지마 이합집산에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권력과 이해할 수 없는 명분만 남은 우리 정치의 현실에 씁쓸한 마음입니다.


---------------------------------------------------------------(아래2)-----------

어제 이회창과 문국현의 지역당과 개인당의 연대라고 보여지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합의가 있은 직후 여론의 반향이 뜨겁습니다.

저도 어제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불쾌한 동거'라는 글을 통해 저의 생각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과정에서 저의 글에 대한 댓글중 제가 혹 문국현 대표를 진보적 인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오해도 있으신것 같고, 또 댓글 중에서 문국현 대표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가지고 계신분도 있으신것 같습니다.

그래서 댓글중 아이디 '이시점에서'님이 언급해주신 '사이비 진보에 속지말자'라는 글로 여겨지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지난 대선전에  발표된 글 '문국현의 사이비 진보를 경계하자'의 전문을 게재하고자 합니다.

오늘까지도 많은 언론의 상당한 관심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두 당의 연대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서 왜 진보로 분류되던 문국현 대표의 창조한국당이 원조보수(?)라 자처하는 자유선진당과의 연대가 가능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여전히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대표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독자와 반신반의하고 있는 독자여러분의 생각에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아래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서  발표했던 글 '문국현의 사이비 진보를 경계하자'의 전문입니다.

------------------------------------------------------------<전문>--------------


 
 
<문국현의 사이비 진보를 경계하자>
 
 
***문국현이 이회창과 연합하였습니다. 수구와 진보가 한 배를 타는 기괴한 정치희극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실천연대는 지난 대선 당시 진보개혁를 표방한 문국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기괴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당시 발표된 글을 다시 게시합니다. 2007년 12월 대선 당시 발표되었던 점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2007년 대선은 이제 불과 일주일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나 아직도 어떤 변수가 더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몹시 유동적인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아마 이번 대선은 가장 많은 쟁점이 난립한 선거로 기록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또, 쟁점만큼이나 많은 후보들이 나선 것으로 이미 기록을 세웠다. 수많은 후보들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유독 속을 알 수 없는 후보가 있으니 바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다. 일단 정치 경력이 없어 어떤 성향의 후보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흔히 범여권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국현 후보는 진보개혁 성향의 후보일까?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개혁 성향 유권자들 가운데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 분석 결과다. 스스로도 자신을 진보라 칭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과 행보를 볼 때 그를 진보 후보라고 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독특한 문국현의 이력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국현 후보는 1974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하여 21년만인 1995년 대표이사 사장이 되었다. 그는 강원대 명예경영학 박사, 인제대 명예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유한킴벌리는 물론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총괄 사장 등 경제, 경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또한 1995년 환경정의 이사를 시작으로 유엔환경개발기구 한국위원회 이사, 생명의 숲 국민운동 공동대표, 아름다운재단 이사 등 환경운동과 시민운동에도 관여하였고 이 때문에 진보개혁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문국현 후보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IMF 사태 이후다. 당시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문국현 후보는 4조 2교대제라는 혁신적인 경영을 통해 정리해고 없이 기업을 유지하여 유명해졌다. 야만적인 자본주의를 인간적인 자본주의로 바꾸자는 그의 주장은 신자유주의 반대로 이어졌다.



이런 이력으로 그는 많은 진보개혁성향의 유권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그의 정책이 진보개혁적인 정책일까?



친미보수성향의 외교, 안보, 통일관



문국현 후보는 경제 전문가이자 전문 경영인답게 경제 분야에 대한 정책을 주로 내놓았다. 최근 민생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국민들도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아 그에게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해야 할 일에는 경제 살리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은 외교, 안보, 통일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지위와 역할을 규정한 헌법 제66조 내용도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헌법 제66조는 다음과 같다.



“①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③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그렇다면 그의 외교, 안보, 통일관은 어떠할까? 세계일보가 지난 11월 20일 보도한 ‘[공약검증 대선은 정책선거로] 통일-외교분야’(홍원표 한국외대 교수)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문국현 후보의 외교안보통일공약 완성도를 이회창 후보와 더불어 ‘최하위’로 분석하였고 성향에서도 정동영, 이인제 후보보다 더 보수적, 냉전적으로 평가하였다. 이처럼 문국현 후보는 통일,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서 수구냉전성향의 이회창, 이명박 후보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정책을 보면 통일에 대한 내용이 없고 남북문제를 경제특구와 같은 경제 문제로만 해석하고 있다. 또한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국군을 여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자고 주장한다. 특히 11월 2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북방한계선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국민을 설득시켜 가지고 이것(남북 경계)이 오히려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좋아하실 것 아니겠냐?”며 “지금 우리 배들이 마음 놓고 남포라든가 해주로 가게 하기 위한 배려도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북 경계가 북쪽으로 더 올라간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우리 배는 들어가게 하면서 북쪽에서는 가능한 한 이용을 못하게 하는 그런 생각들을 이제 남쪽에서 해야 된다”라고 말해 그의 반북의식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외교안보 분야도 강한 친미예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기업인 킴벌리클라크와 합작(킴벌리클라크의 지분이 70%)한 회사인 유한킴벌리 대표이사를 하였고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총괄 사장까지 한 경력 때문인지 그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대미관을 선보였다. 그의 공약에는 ‘한미 공조를 강화하여 북미 관계 개선’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현재 어렵사리 마련된 민족 공조의 분위기를 다시 되돌리겠다는 말이다. 또 공약에는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지속 발전’시킨다고 하여 현재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문국현 후보의 대미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지난 11월 7일 한국방송(KBS)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 출연해 한 발언이다. 여기서 그는 “현 정부는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지나치게 자주적으로 갔다. 그 자주적으로 간 것은 6자회담의 틀이나 한미관계의 측면에서 볼 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대북 관계에 관한한 서로의 의견을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의 공조체계가 훨씬 강화될 것이다”고 하였다. 한나라당의 주장과 거의 다르지 않은 인식이다. 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 전략적 유연성 합의, 평택미군기지 이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미국의 입장에 항상 보조를 맞춰왔으며 이 때문에 자주성 없는 정권, 친미예속정권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데 그마저도 ‘지나치게 자주적’이라는 발언은 그의 친미예속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밖에도 11월 5일 한겨레, 참여연대 공동기획 토론회에서 한미 행정협정(SOFA) 문제에 대해서 ‘그 분야는 잘 모른다’고 대답하고 광우병 문제에 대해서는 ‘왜 미국산 쇠고기업자만 차별하냐’, ‘아직 미국 국민이 광우병에 많이 걸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는 식으로 미국을 두둔하였다.



이처럼 문국현 후보는 외교, 안보, 통일 분야에서 친미보수색채가 매우 강하다. 그렇다면 그가 주력하는 경제 분야는 어떨까?



반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모순된 경제 정책



문국현 후보가 진보개혁성향으로 알려진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신자유주의 반대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주장들을 살펴보면 모순투성이임을 알 수 있다.



우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는 한미 FTA에 문제점이 있지만 장점도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일본에 앞서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점, 경쟁력만 강화하면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 북미 수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단점만 보완하면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FTA가 뭔가. 세계무역기구(WTO)라는 다자간 협정에서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게 쉽지 않아서 꺼내놓은 협상 전략이다. 경쟁력을 강화해서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예를 들어 문국현 후보는 “농촌 쪽도 순환경제를 이루면서 현재의 농산물 중심으로 돼 있는 걸 복합산물화하면 소득을 서너 배 올릴 수 있다”며 경쟁력만 키우면 미국과 맞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농업 환경이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식량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경쟁 대상에 놓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문국현 후보는 경쟁력만 키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또, 단점을 보완한다고 하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나 공공부문의 사유화 같은 것은 FTA의 본질이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는 것을 미국이 용인할 이유가 없다. 중국, 일본보다 먼저 한 것을 잘했다고 평가하지만 이들 경제강국들이 왜 미국과 FTA를 안하는지 한번만 생각해본다면 이는 장점이 아니라 단점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사례인 한미 FTA를 찬성함으로써 문국현 후보는 스스로 신자유주의자임을 드러낸 셈이다.



또한 문국현 후보의 경제정책은 여전히 외자유치에 매달리는 측면이 있다. 그가 내세운 8% 경제성장률 가운데 1%는 200억 달러의 외자유치이며 여기에 FTA와 환동해 경제개발을 포함한 2%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면서 세계화 바람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모두 세계화, 외자유치만이 경제를 살릴 길이라면서 한국 경제의 명맥을 외국 자본에 내주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은 없이 여전히 외자유치에 매달리겠다는 것이다.



그가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하는 다보스포럼에 매년 참석하는 것만 봐도 그의 신자유주의 성향을 쉽게 알 수 있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 관, 재계 지도자들이 모여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설파하는 주요한 회의로 해년마다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보스포럼 개최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시위단을 파견할 정도인데 문국현 후보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시위대들의 시위를 뒤로 하고 지금까지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온 것이다.



이처럼 그의 정책들을 살펴보면 친미보수성향이 강하고 진보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세력이 좋아할만한 문국현 후보의 오락가락 행보



문국현 후보의 정책과 함께 단일화와 관련된 그의 행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범여권의 단일화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반대하는 많은 국민들은 범여권의 단일화를 원했다.



그러나 단일화에 매달리는 정동영 후보와 달리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들이밀면서 단일화를 할듯 말듯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였다.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 요구는 단순하다. 국정실패의 책임을 지고 정동영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내 제1당의 공식 경선 절차를 통해 뽑힌 대선 후보이며 범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가치연대의 대상으로 거론했던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요구다. 문국현 후보는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마지막 날 새벽에도 정동영 후보를 직접 만나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할 생각이 없으면서 단일화를 할 것처럼 말만 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또한 문국현 후보는 수차례의 토론회를 거쳐 16일까지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하였는데 이 또한 그의 단일화 목적을 의심케하는 부분이다. 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토론회를 7차례나 갖자는 것은 선거운동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선거 막판인 16일에 단일화를 한다면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알 수도 없고, 부재자투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책임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주장이다.



문국현 후보의 오락가락 행보도 문제다. 처음에 단일화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11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가치에 동의하는 범여권을 비롯한 모든 세력을 통합하겠다”고 말하면서 후보단일화의 뜻을 비쳤다. 그러다 정동영 후보 사퇴를 주장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중단되었다. 12월 4일에는 다시금 단일화 의지를 보이면서 시민사회, 종교계 원로들이 중재를 해달라는 요구를 하였다. 그러다 8일에는 단일화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2일에도 정동영 후보를 직접 만나 단일화 논의를 했으나 결국 무산되었다. 이처럼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를 할듯 말듯 하면서 협상 상대를 약올리다가 결국 막무가내식 주장으로 협상을 무산시켰다. 물론 이런 것들의 협상 전술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부패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면서 이런 대의 앞에 자신들의 이권을 앞세운 꼴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문국현 후보의 후보단일화 행보는 범여권 단일화의 김만 빼고 분열을 촉진시켰으며 한나라당 집권에 일조한 셈이 되었다.



문국현 후보의 등장과 미국의 관계



문국현 후보가 갑자기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와의 면담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 신인을 미국 대사가 만난 것은 그의 정치행보가 미국과 연관이 있지 않는가 하는 의심을 사게 한다.



실제로 문국현 후보의 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민주노동당이다. 대통합민주신당보다 진보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만 당선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저하고 있던 유권자들을 다수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이다. 단일화를 할 것처럼 하면서 힘을 빼고 선거운동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결국 범여권의 분열을 촉진하고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의도했건 안했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집권을 돕고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행동을 한 것이다.



뉴라이트를 통해 보수진영은 강화하고 민주노동당을 고립시켜 진보진영의 성장을 막는 것은 한국에서 계속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면에서 문국현 후보의 등장은 진보진영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절묘한 수라고 할 수 있다. 대내 문제에서는 약간 진보적인 색깔을 띠어 민주노동당의 표를 흡수하고, 대외 문제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미국의 입지를 키워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이를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뉴라이트에 대응하는 뉴레프트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진보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속으면 안 된다. 문국현 후보의 이미지만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의 정책과 구상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사이비 진보개혁은 보수보다 더 위험하다. 지금은 사이비 진보개혁에게 속지 말고 진짜 진보세력인 민주노동당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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