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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정신나간 보수단체의 용산참사 장례 방해








어제 오후 용산참사 철거민들의 장례가 355일만에 치루어졌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 장례에 참가하여 열사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습니다.

장례는 시종일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사색의 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참가자들은 희생자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에 담긴 참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던 어제 장례는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가진자를 위한 일방적인 철거가 가져온 비극적 현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년을 상복으로 버티며 가족의 명예와 생존을 위해 투쟁한 유가족과 많은 사람들의 헌신에 감사하며 치르는 장례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례에 찬물을 끼얹는 것도 모자라 패륜적인 방해를 한 보수단체들이 있었습니다.



예정된 12시 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서울역 광장은 이미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추모인파로 가득했습니다.(서울시가 시청광장을 개방했더라면 더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점은 정말 안타까웠고, 서울시가 여전히 반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장례가 시작되자 광장 계단 위쪽에서 함성과 구호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경찰들의 구호소리로 착각하고 장례장에서 소리를 지르는 경찰의 무지함에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의 소리라고 하기엔 악다구니 같이 들리는 그 소리는 점점 커졌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직접 가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유개척청년단 등 극우 보수세력이 개최한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고함과 구호소리였습니다. 그들은 신나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시위대에게 범국민장이 무슨소리냐며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그동난 열사와 유가족들과 함께 투쟁해온 범대위를 향해서 '범대위에 불의 사망을'이라는 보기에도 민망한 피켓을 비롯해 엄숙한 장례에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구호가 난무 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동원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노인들이 대다수인 기자회견 참가자들(기자회견에 항의 하는 시민들의 꾸지람에 많은 노인들이 고개를 숙이거나 손사레를 치며 외면하는 모습은 참 안쓰러웠습니다)은 자신들의 분이 풀리지 않는지 장례식이 시작되자 상당한 시간동안 구호와 함성을 지르며 장례를 방해했습니다.

참 사람이 할 짓이 아닌 행동을 하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들은 지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에도 국립묘지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안장되는 것에 항의해 모형 묘를 파헤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장례를 방해 했던 것을 보면 그들의 패륜적 행위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정신나간 패륜행위가 앞으로 얼마나 더 극악하게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그러한 그들의 행위에 서울역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을 지지하기 보다는 패륜적 행위에 고개를 돌리고, 규탄하는 시민들만 있었음을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알고 정신차리길 바랍니다. 어쩌면 그럴 가능성도 없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들의 기자회견은 장례가 진행되는 중에 끝났습니다.
용산참사의 희생자이자 이제 민중열사로 거듭난 고인과 유가족들이 그들의 패륜적 행위로 가슴에 생긴 그동안의 상처가 더 커진 것은 아닐지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보인 시민들의 규탄과 항의를 생각해 볼 때 민중생존권을 향한 이 투쟁이 결코 패배하지 않을 거란 확신을 하게 만든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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