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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다시 용산참사 현장에 가야하는 마음이 무겁지만...





지난 해 설 명절을 앞두고 용산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철거민들이 혹독한 추위와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온통 화염에 휩싸여 많은 철거민이 희생당하고 나서야 현장에 찾아갔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남일당 건물은 온통 그을리고 얼음물에 흠뻑 젖어 떨고 있었습니다. 저처럼 그 슬픈 현실을 함께 막아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얼음물을 뒤집어쓴것처럼 분노와 가혹한 현실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그렇게 떨었으니 가족의 심정은 오죽했겠습니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정당한 보상을 하고, 무엇보다 성의있는 사과를 원했습니다.

벌어진 참상에 직면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요구가 정당하고 당연한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랬으니 그 착하고 여린 서민들이 1년이 다 되도록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상복을 벗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언제나 만날수 있는 내 이웃이었고, 가족같은 그들이 바라는 요구사항이 전면적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차디찬 냉동고에 1년을 넘게 가족을 두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합의에 이르게 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해결되고도 남았어야 당연한 일이 이제서야 일단락 되는 것은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의 비이성과 타락이 극에 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힘이 부족하기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발인을 하고 장례를 치루게 됩니다.
부족함이 많이 있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진실도 규명해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고, 정부의 더욱 성의 있는 사죄는 유가족 뿐아니라 국민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서라도 꼭 추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애도와 배웅속에 먼길 떠나는 분들의 걸음이 그래야 조금은 더 가벼워지리라 생각해 봅니다.



덧붙여 그동안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대책위 및 많은 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부족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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