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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폭설로 장관은 지각, 서민들은 지옥철타고 정상출근



오늘 참 눈이 많이 옵니다.
새벽부터 내린 눈이 벌써 20cm를 넘었고 앞으로도 더 내릴거라고 하니 제 기억에도 이 정도의 눈은 몇 번 보질 못했던것 같습니다.

폭설로 도로는 교통지옥이 되었고, 지하철은 아우성 소리에 괴로운 곳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도 나름 노력을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지난 번 눈으로 인한 교통대란 이후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한 제설 대책을 운운한 것을 생각해 보면 이번 폭설 대응도 그리 잘된 대응이라고 하긴 어렵겠습니다. 물론 수십년만의 폭설로 어쩔 수 없었다는 동정론도 있지만 많은 시민들은 엄청난 예산의 서울시에서 이런 교통지옥을 겪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서울시의 부족한 대응에 비난이 몰리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이런 교통대란 상황의 뉴스를 살펴보니 제가 볼 때오늘 인터넷 기사에서 가장 대비되는 것은 서로다른 출근길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아침 출근길 풍경을 전했습니다. 폭설로 인해서 지각사태가 속출했고, 지하철은 지옥철이 되었으며, 도로는 교통대란으로 눈속을 허우적 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기사의 맥락을 보면 이런 추측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각이 속출했으나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출근길을 재촉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대다수 직장인들은 자신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지옥철을 감수하고 정상출근을 해냈다는 것입니다.

폭설로 아파트 주차장 차량들이 대다수 그대로 주차되어 있다.


 
오늘 오전 제가 사는 아파트도 평소 아침보다 훨씬 많은 자가용이 주차되어 있었던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일터로 향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평범한 서울시민, 서민들의 폭설에 대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시각 다른 출근 풍경이 있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정부의 고위 관리들 첫 출근길입니다.

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장관들이 지각이라니...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 시작시간을 20분이나 늦췄는데도 지각을 하는 장관들, 심지어 회의가 끝난 뒤에야 도착했다는 장관까지 있으니 국가의 첫 업무 시작이 참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물론 폭설로 지각을 하는 사태는 오늘 아침 여기저기서 많이 발생한 일이니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의 고위 공무원 조차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대한 사전 대응대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지각을 하니 제설대책이 제대로 될리 만무합니다.

그 와중에도 지옥철에 몸을 싣고 정상출근을 하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 뭉클한 심정까지 들기도 합니다.

일부 장관이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근무지로 향했다고 하는데 이미 지각이었고, 정상출근을 위해 부랴 부랴 지옥철에 몸을 싣고 출근했다는 장관이 없는 걸 보면 그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충분히 읽어 볼 수 있는 아침 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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