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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책읽는사람들

현실을 추적하는 역사추리소설 ;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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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지은이:최용범, 펴낸곳:페이퍼로드, 8,100원)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를 최근에서야 다 읽었습니다.
7월말에 구입해서 가방속에 항상 넣고 다니며 촛불집회를 따라다녀서인지 책이 물에 젖은 흔적도 있네요...

저처럼 가방끈이 짧고(요새 평균에서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도 촛불집회에서만은 가방끈 차별이 없어서 좋아요~^^) 독서량이 작은 사람은 항상 쉽게 많은 양의 지식을 섭렵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는데 다른 분들도 비스하지 않나요? ^^;

그중에서도 우리 역사 또는 세계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역사의 시간적 순서라도 이해하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드라마나 영화속의 다양한 역사속 장면들이 도대체 언제쯤 어떤 배경에서 생겨난 일인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촛불집회 따라다니다 보면 가끔 말씀을 멋지게 하시는 분들 중에서 우리의 역사와 비교하며 깊은 해학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발언을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짧은 가방끈을 늘이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 마련이고 그중에서 역사에 대한 이해 부분은 가장 인기가 많은 영역이지 않을가 싶습니다.

히히 사설이 길었습니다.

하여간 그래서 서점에서 집어든 책이 바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였습니다. 책 크기도 작고, 제목에서부터 왠지 쉽게 공짜로 한국사를 독파해 낼 수 있을것 같은 그런 느낌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책 가격이 다른 책들과 달리 너무나 저렴했습니다.

요새 책들이 별 내용도 없이 수만원에 이르기도 하는데 이 책은 책의 수준과 내용에 비할 때 8,100원이라는 초저렴의 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박리다매가 판매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의 느낌으로는 내용대비 초절정 저렴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내용도 너무나 알찼습니다. 하룻밤에 읽어내지는 못했지만 책제목에 걸맞게 고대부터 지금까지를 살아온 한 역사적 인물의 밤을 새우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고대사로부터 현대의 노무현정권시절까지를 간략하지만 역사의 주요한 대목과 사건을 놓치지 않고 모두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뉴라이트역사교과서 등이 한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 책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매우 주체적이고 엄격해 보였습니다. 물론 이 또한 편향된 역사인식이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왕 역사를 보는 시각이 완전한 객관에 머무르기 어렵다면 개입되는 주관이 진실을 보는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의 특징중에서 독특한 것은 다양하고 의미있는 역사적 사건을 상당히 민중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더 특징적인 점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노무현까지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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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무현정권까지의 현대사까지 다루고 있다.


아직 역사적 평가가 시작도 안된 상황에서 최현대사까지 간략하지만 평가와 개요가 있다는 것은 지금 이명박 정권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대를 보는 눈을 가질 것을 저자는 웅변하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고, 우리의 현재가 오랜 역사와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가슴벅참도 있었습니다.

처음 조금은 얄팍한 취지로 책을 집어들었으나 역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 소중한 역사서였습니다.

참,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한가지 안 것중에 이런것이 있습니다. 역대로 왕조가 멸망할 때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중에서 대규모 역사(토목공사)를 언급한 대목이었습니다. 백제의 개로왕이 아버지 능을 대규모로 조성하고, 장대한 제방을 세우는 등의 사업을 벌이다 국고를 탕진하고 고구려에 패퇴하는 사건이나, 수나라의 대운하가 그러했다는 점, 대원군때의 경복궁 중건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의도했는지 아니었는지 왕조의 몰락이 대규모 토목공사와 잇닿아 있는 역사적 사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겪고 있는 대운하와 많이도 닮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대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느시대, 어느 왕조를 막론하고 민중의 삶과 처지를 외면하고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 시대도 왕조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는 현실을 추적하는 추리소설같은 느낌이었고 저자의 해박하고 줏대있는 역사에 대한 이해와 관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값은 싸지만 비싼 역사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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