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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우리는 하나

김칫국의 진수 비핵개방3000 이행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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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정상회담, 통일의 시작은 신뢰의 구축이다.



비핵 개방 3000 이행 3단계를 정부에서 제시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정부의 이 구상은 지난 선거시기에 처음 제시되어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까지 제시된 바가 없는 공약이었다.

일단 기본적인 골자는 '북이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이라는 대전제를 두고 북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에 이르도록 해주겠다는 식의 계획이다.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이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난 후 이 대북정책은 그 본심에서부터 의심받기 시작했다.

이미 6.15, 10.4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구체적인 남북관계개선과 통일을 지향하는 합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사실상 전면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 폐지론, 통일부장관 내정과정의 실책,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강화, 심지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북한인권시비까지 대북강경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비핵 개방 3000은 그 의도가 좋게 해석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비핵 개방 3000은 그 자체로도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노골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북에 대한 경제적 우월감에서 출발하는 이 정책이 상대방에게 좋게 받아들여질리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최근에 들어서는 다행스럽게도 이명박 정부가 비핵 개방 3000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잠시뿐...

어제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이행 3단계가 발표되면서 대북정책의 기본방향과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내용인즉 사실상 북에 대한 일방적 체제 포기와 무릎꿇기강요와 다르지 않다.

현재 6자회담을 통해 동시행동의 원칙하에 진행되어야 할 북핵관련 사항을 정부는 일방적인 북의 핵포기 및 폐기를 전제로 단계별 협력확대, 지원확대 등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하지만 북이 과연 이러한 정부의 바램대로 실행을 할 수 있겠는가. 한반도를 중심으로한 강대국들의 무력이 집중되어 있고, 북미관계에 순풍이 불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테러지원국해제등 실천적인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북이 자신이 반세기 넘게 지키고 강화해온 체제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인 일방적인 핵폐기 및 정부의 지원수용이라는 것이 도무지 가능해 보이질 않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이행 3단계 제시는 정부가 바보가 아니라면 그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만일 진심으로 이 정책을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생각한다면 김칫국을 마셔도 한참 마시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순서라고 한다면 '3000, 개방, 비핵'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반세기 넘게 적대적인 분단상황을 유지해왔고, 지금도 정전상태인 우리의 현실, 최근까지도 금강산 사고로 인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 장기화 등 여전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선차적인 것은 신뢰의 회복이고 교류와 협력의 확대이다. 이것을 전재로 할 때 개방도 비핵화도 우리가 바라는 방향 즉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단기적, 근시안적인 통일정책 및 일방적인 흡수통일식 정책 제시는 우리 민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 8.15 광복절 경축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의 이행 3단계를 강조하듯 남북대화를 전면적으로 벌여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인정과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적 행동 없이 말로만 하는 남북관계 개선은 김칫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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