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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

2MB가 아침이슬을 들었다는 북악산 서울성곽



지난 해 촛불이 거대하게 타오를 때 이명박 대통령은 두 번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자신의 국정 운영과 소통의 부재를 스스로 반성하는 사과였는데, 국민들에게 그리 다가가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100만의 촛불이 거대하게 운집하여 아침이슬을 부르는 모습을 청와대 뒷산에 올라 들었다는 대통령의 말에 많은 국민들은 진정어린 방성이라는 생각보다 더 큰 실망을 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한 시민이 멀리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그 청와대 뒷산, 북악산 서울성곽길에 얼마전 다녀왔습니다.
보통 인왕산, 청와대 뒷산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정확하게는 북악산 서울성곽 길이었습니다.

서울성곽은 북악산(청와대 뒷편), 낙산(혜화동 뒷편), 남산, 인왕산을 잇는 것으로 조선시대에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많은 부분이 헐려 나갔고, 특히 평지에 건설된 성곽과 서대문, 혜화문 등은 이 때 모두 헐려 지금은 산성 성곽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http://www.bukak.or.kr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아무튼 노무현 정권 시절에 군사시설 및 청와대와 인접한 이유 등으로 인해서 막혀있던 북악산 성곽길을 개방하면서 오랜 시간 서울의 성곽이면서도 서울시민과 함께 하지 못했던 서울성곽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창의문 쉼터 입구

제가 다녀온 서울성곽은 청와대 왼편 상명대로 넘어가는 자하문터널 못미쳐 있는 창의문쉼터에서 부터 시작하여 말바위 쉼터, 와룡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창의문 쉼터에서 백악마루까지 올라가는 성곽길의 초반 코스는 상당히 가파르고 힘겨운 코스입니다. 물론 다른 높은 등산 코스에 비하면 크게 무리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북악산 성곽길 산행의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바위 쉼터 쪽에서 산행을 시작한다면 초반의 가파른 오르막은 당연히 가파른 내리막 코스가 되어 훨씬 수월한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백악마루에 오르면 광화문 일대가 멀리 보이는데 과연 그 위치에서 백만의 촛불이 부르는 아침이슬이 들릴지는 약간 미지수로 느껴집니다.^^ 어쩌면 조용한 밤 누구의 방해도 없는 상태에서 백만이 한 목소리로 목청껏 부르는 소리라면 혹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백악마루에서 부터 숙정문까지 이어지는 성곽길의 대다수는 남산이 바라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고 시원스런 능선길로 성곽을 따라 가는 옛 정취에 젖어 상쾌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길입니다. 특히 숙정문에 다다르면 깊은 숲속에 자리한 성문의 아름다움에 피로감도 모두 사라져 버립니다.

정겨움이 묻어나는 성곽길



숙정문에서 말바위 쉼터, 와룡공원으로 이어지는 성곽길은 담쟁이 덩쿨 옷을 입은 성곽이 아름다운 오솔길로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고 싶은 길입니다. 와룡공원을 나오면 바로 성균관대학교 후문이 연결되고, 대학로까지 걸어서 편하게 하산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도심속에 이렇게 아기자기 하고 아름다운 산행길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북악산 서울성곽 길은 군인들이 곳곳에서 지키고 있고 성곽의 북쪽편은 철조망으로 인해서 다소 삭막함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흠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기에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통일을 이루고 더욱 아름다운 성곽길을 물려 주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유산이 절름발이 유산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길, 아름다운 성곽이 되리라 생각됩니다.(생각해 보세요 중국의 만리장성 어느 한 쪽에 거대하고 날카로운 철조망들이 줄지어 서있고, 군인들이 지키고 서있다면 지금처럼 만리장성은 세계인의 관광지로 되지는 못했을 테니까요...)

출입증 발급을 준비하는 시민들

참, 서울성곽길에는 중간에 화장실이 하나 있어서 이용하기 편하구요. 예전 김신조가 침투하면서 총격전을 벌여서 총탄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나무를 볼 수도 있고, 성곽에 한자를 새겨 놓은 성곽돌을 볼 수도 있습니다. 또 성곽의 축조 방식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하고 있는지도 보여주며, 성곽길의 몇 곳에는 쉼터와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악산 서울성곽을 방문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군사보호구역이라서 신분증을 꼭 가지고 가 산성길 입구의 쉼터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하며, 사진은 군사시설물이 사진에 담기지 않도록 촬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서울에는 정말 좋은 길, 아름다운 길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며 내려오게 된 산행이었습니다.


창의문

창의문 쉼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담쟁이

백악마루에서 서울 서북쪽을 바라본 풍경

성곽 오르막 길에서 바라본 풍경

남산

1.21사태 소나무

서울성곽

서울성곽

한자가 새겨져 있는 서울성곽

청운대

성벽 축조의 시대별 차이

숙정문 가는길에 바라본 풍경

숙정문

담쟁이

서울성곽과 들꽃

의견수렴함

조망명소, 멀리 보이는 곳은 성북구 일대이다.

산속이지만 버스정류장 안내판도 있다.^^

가벼운 산행 또는 산책을 하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담쟁이

성대후문쪽에서 바라본 와룡공원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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