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rom615의 세상 이야기/동네 방네 이야기

쓰레기통이 되버린 신문지수거함

10여m를 더 걸어가기가 귀찮아서 버렸을 쓰레기들 때문에 신문수거함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쓰레기로 가득찬 신문지수거함

몇일전 지하철 구내의 신문수거함이용을 홍보하는 현수막의 무분별한 영어식표기 비판글을 써서 그런지 또 관련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개표구 앞에 비치된 신문수거함에 신문을 버리다 보니 이건 완전히 쓰레기통이다. 불과 10여m 정도 옆에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신문수거함에 거리낌없이 쓰레기를 버려놨다. 차라리 신문수거함이 없었더라면 쌓이지도 않았을 쓰레기들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하철 객차내 선반까지 없애가며 신문을 신문수거함에 버릴 것을 홍보해왔다. 현수막을 붙이고, 포스터를 제작하고, 선반에 빨간색 작은 홍보물로 압박을 가하고, 신문수거함까지 설치했다. 지하철내 신문수거를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펼친것이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직장인과 신문을 모으는 분들과의 마찰을 줄이자고 이렇게 엄청난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지만 아무튼 고객(?)님들의 요청이 빗발친다니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보자...

그런데 문제는 폐품을 모아 살아가는 노인들을 몰아내고 얻은 결과가 고작 쓰레기통 하나 추가와 다르지 않다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그것도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아 결국엔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잡일거리만 하나 늘린 셈이니 이건 '꿩잃고 알잃고'라고 해야 하나?

물론 모든 신문 수거함이 내가 본것 같지는 않겠지만 일전에 다른 곳에서 본 수거함도 출근시간대를 제외하곤 쓰레기가 더 많았던걸 보면 적지 않은 곳의 신문수거함이 이와 같을 것으로 여겨진다.

돈들이고, 시간들이고, 폐품으로 용돈벌이라도(때론 생계와 직결되어 있을지도...)하는 그들을 몰아내고 얻은 결과가 이렇다면 무작정 시민의식만 나무랄 형편도 못되지 않을런지...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시민의식도 문제겠지만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그저 이분법적인 행정처리가 불러온 결과는 아닐까?
 
그저 늘 스쳐가는 일상속 풍경이지만 지하철을 나서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 못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