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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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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써진 글씨에는 예의를 지키고 싶어진다 2주전쯤 주말 가까운 후배들과 함께 안국동에서 삼청동에 이르는 골목길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하이엔드 똑딱이를 들고 모처럼의 출사였고, 고등학교 시절이후로 가본적이 없는 코스여서 뭐 찍을게 있을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최근 디카족들의 출사성지처럼 되었다고 하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혀 지나다닐 생각도 안해보던 골목길이 이번에 가보니 사람들로 가득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넘쳐나더군요. 생소하고 신기하면서도 예전 한적하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시절의 골목길은 이제 자취를 감춰버린것 같은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이리 저리 사진기를 들이대다가 문득 너무 예쁜 글씨를 만났습니다. 모두들 상점의 이쁜 간판과 아날로그적인 정취를 담는데 열중이었는데 골목 입구에 세워진 작은 팻말하나가 시선을 끌었습니다. 뭐 특..
폭력과 비폭력의 사이에서(7월17일 제헌절 촛불집회에서) 저는 그리 용감한 시민은 못됩니다. 어느 분들처럼 시위대의 맨 앞에서 밧줄을 당기고, 차벽을 부수고, 버스에 올라 태극기를 흔들지도 못합니다. 그저 촛불을 들고 "재협상을 실시하라, 이명박은 물러나라"를 힘차게 외치는게 전부입니다. 물론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앞에서 싸우는 시민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릴 뿐인 소심하고 겁많은 시민이고 늘 맨앞과 맨뒤의 사이에서 알량한 용기와 양심을 붙들고 갈등하고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어제는 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열린 의미깊은 촛불문화제가 청계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미 시청 광장은 경찰의 버스로 성벽처럼 변해버린지라 시민들은 청계광장으로 모였습니다. 촛불이 하나 둘 켜지고 어느새 청계광장을 가득메운 시민들은 다시 한 목소리를 내고 함성과 촛불의 바다를 이루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