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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때늦은 민생 기동대와 신공안정국

오늘 뉴스를 보니 지난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를 민생 기동대로 상당부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때늦은 조치이지만 그나마 촛불을 때려잡는 역할보다는 백번 낫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위 진압 시범중인 경찰관 기동대-출처 민중의 소리


최근에 경찰은 자신들의 치부가 일부 드러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성매매업소와 불법 오락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고 업주들의 볼멘 소리는 듣기에 거북할 뿐이었습니다. 많은 국민들과 주변 시민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고 더욱 강력한 단속, 지속적인 단속을 바라는 여론이 강해 보입니다.

이러한 시점에 때늦지만 다행스럽게도 경찰관 기동대를 민생 기동대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민생 기동대의 발족이 혹 전시성 행정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민생의 현장은 불법 풍속업소가 밀집된 곳에만 있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정당하고 간절한 요구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민생의 현장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는 곳이면 어디나 치안이 요구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경찰당국과 정부는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이를 제압하기 위해 창설한 경찰관 기동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촛불집회에 대한 탄압을 여기저기서 자행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군사훈련장 확장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생긴 파주 오현리 주민들의 촛불집회를 전원연행으로 답하는 일이 벌어졌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저항을 불법집회시위라는 딱지로 몰아붙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분명 민생의 현안이고, 어려운 경제위기로 인한 생존권 투쟁도 민생의 현장입니다. 또한 일터에서 쫒겨나고 비정규직으로 늘 고용의 불안정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현실은 가장 열악한 민생의 현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공권력은 이러한 민생의 현장을 과연 자신들이 지키고 보호해야 할 민생의 현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공권력은 이러한 국민들의 진정한 민생의 현장은 신공안탄압이라 불릴만큼 강력한 탄압으로 맞서고 있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국가보안법을 동원한 연행과 불순배후 운운하는 모습은 과연 정부가 말하는 민생이 진정 국민들의 민생인지 의심스럽게 할 정도입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국민, 쇠사슬을 묶어야만 하는 해고 노동자, 고공철탑의 꼭대기에서 밤을 새우는 비정규노동자, 생사를 넘나드는 단식으로 저항하는 노동자... 민생의 현장을 마치 윤락업소 단속으로 제할일 다하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경찰과 정부가 부디 지금이라도 언제나 처절한 저항과 극단적인 투쟁을 통해서야만 자신의 작은 목소리라도 낼 수 있는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민생 기동대는 진짜 자기 역할을 비로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공권력이 있어야 할 자리는 진정한 민생의 현장(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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