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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동네 방네 이야기

도봉산의 명소 천축사, 천축사의 명소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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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축사



도봉산 천축사를 아시나요?
도봉산에는 천축사라는 오래된 사찰이 있습니다.
보통 도봉산 하면 망월사, 회룡사를 많이 생각하시지만 천축사도 도봉산에서는 꽤나 아름답고 유서깊은 사찰임에 분명합니다.

천축사에 대한 한국관광공사의 홈페이지 소개를 잠깐 보면 더욱 잘 이해가 간다.
천축사는 서울시 도봉구 만장봉 동쪽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이 절을 천축사(天竺寺)라고 이름한 것은 고려 때 인도승려 지공(指空)이 나옹화상(懶翁和尙)에게 이곳의 경관이 천축국의 영축산과 비슷하다고 한데서 유래되었다. 천축사의 연혁은 신라 673년(문무왕 13)에 의상대사가 의상대에서 수도할 때, 제자를 시켜 암자를 짓게 하고, 옥천암(玉泉庵)이라 한 것에서 출발하였으며, 그 뒤 고려 명종 때에 근처 영국사(寧國寺)의 부속암자로 맥을 이었다. 이후 조선시대인 1398년(태조 7)에 함흥에서 돌아오던 태조가 옛날 이곳에서 백일기도하던 것을 상기하여 절을 중창하고 천축사라는 사액을 내렸다고 한다. 또 1474년(성종 5)에 성종의 왕명으로 천축사가 중창되었고, 명종 때에는 문정왕후(文定王后)가 화류용상을 하사하여 불좌를 만들었다고 한다. 1812년(순조 12)에는 경학(敬學)스님이 절을 중창하였으며, 1816년(순조 16)에는 신도 김연화(金蓮花)가 불량답(佛糧沓) 15두락을 절에 희사하여 절의 사세가 넓어졌다.
이후 1862년에는 상공(相公) 김흥근(金興根), 판서(判書) 김보근, 참판(參判) 이장오 등이 불량을 희사하여, 19세기 말 천축사는 수많은 신도들에 의해 중수ㆍ중창되었다. 1863년에 주지 긍순(肯順)이 칠성탱, 독성탱, 산신탱을 조성하고, 1895년에 화주 성암응부(星巖應夫)가 민왕후 및 상궁 박씨등의 시주를 얻어 후불탱, 신중탱, 지장탱을 조성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불화들이 도난당해 민왕후가 시주한 삼신불탱과 신중탱만이 전해진다. 근대에는 1911년에 화주 보허축전(寶虛竺典)이 관음ㆍ신중탱을 봉안하고, 1931년에 주지 김용태(金瑢泰)가 천축사로 오르는 길을 확장하였으며, 이후 수많은 신도들이 천축사 도량에 불사하여, 1936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가람이 조성되었다. 지금의 가람은 주지 용태스님 이후인 1959년에 중수된 것으로, 현재 주지 현공(玄公)스님이 주석하며, 2003년에부터 2005년까지 대웅전을 비롯하여 독성각ㆍ산신각을 중수하하고, 요사채와 공양간을 신축하여 옛 천축사 가람을 복원한 것이다. 근래 도봉산의 관음기도도량으로 알려지며, 수많은 신도들이 절을 찾고 있는데, 근대 고승들의 참선수행도량이던 무문관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지 못하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천축사는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절묘한 사찰의 위치에 먼저 감탄하게 된다.
아담하면서도 위엄있는 절의 풍경은 누구나 깊은 사색을 한 번쯤 하게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천축사에 진짜 명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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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도봉산자락과 서울시내가 보인다.



그냥 내가 마음데로 정한 것이지만, 말그대로 해우소다운 천축사의 화장실이야말로 도시의 고층 빌딩 고급 화장실과는 격이 다른 곳이다.

요즘 서울 시내의 고층 빌딩에 가보면 화장실에서 오히려 아름다운 서울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하는 곳이 몇곳 있다. 그리고 사람들도 자주 찾곤 한다. 화장실을...

그러나 천축사의 화장실은 결코 콘크리트 풍경을 주는 곳이 아니다. 도봉산의 절묘한 곳에 위치한 천축사의 화장실을 탁트인 계곡 윗쪽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당연히 외부에서 화장실이 잘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 화장실 내부에서는 계곡 아래로 탁트인 전경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봉산의 자연뿐 아니라 시내까지도 전망되는 화장실은 말그대로 해우소이다.

해우소라는 말처럼 근심을 푸는 곳이며, 그를 위해 사찰의 배려와 인식이 깊이 배어있는 곳이다. 만약 약간의 사심만 들어선다 하더라도 누가 화장실을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세우겠는가?

천축사의 화장실 아니 해우소는 그래서 도봉산의 명소 천축사의 또다른 명소이다.

단, 화장실이 아닌 해우소에서는 지켜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 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게송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천축사는 화장실이라고 되어 있기는 하나 스스로 마음가짐을 단정히 한다면 분명 해우소가 따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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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절로 사색을 부를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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