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그리고 여가/영화이야기

군함도, 산에 오르다?

군함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포일러가 될수 있는 대목도 있으니 싫으시면 뒤로~)

그런데 보통 천만이 본다는 한국영화들이 그동안 남기는 감동과 여운에는 많이 못미치는 느낌이네요...

영화관을 나서며 영화의 감동이 묵직하게 남지 않네요. 군함도라는 영화가 전달하려는 주제, 내용이 무엇인지 선명치가 않더군요.

여러 주제와 상징들을 무리해서 담다보니 상당히 산으로 간 느낌이랄까요?

아마도 영화를 보며 이승만을 떠올린 분도 계실테고, 이완용을 떠올린 분도 계실겁니다. 치를 떨게하는 일제의 학살과 만행을 다시 기억하며 공분하신 분도 계실테구요. 일제 시대 부역하였으나 그저 가족을 위해 살아온 민초들의 애달프고 고단한 모습에 연민도 있겠지요. 물론 그런 어렵고 힘든 시절, 나라 잃고 상가집 개만도 못한 신세에 동포, 가족,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에 숙연해 지기도 하구요.

여러 감동적 요소가 많이 담긴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담았달까요? 너무 많이 담다보니 무리스런 전개도 있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기엔 영화적인 창작의 수준을 너무 넘어가서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키는 면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거나 현실을 고발하는 영화라면 이게 진짜야? 실화야? 하는 경계에서 영화가 만들어져야 더 재밌는거 같더라구요. 너무 나가버리면 그냥 sf를 하는게 ㅎ... 이 부분은 그저 재미를 위주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특히 마지막 나가사키 핵 폭발 장면을 보며, 영화와 달리 관객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그 부분도 고민이 많이 되더군요. 감독의 의도는 생존자의 대사를 통해서 전달되지만 그렇게 전달될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영화 전반에서 제가 느낄때는 그렇게만 해석되지 않을 여지가 많아서...(이건 그냥 각자 느끼는데로 ㅋ)

영화가 끝나고 객석의 많은 자리를 차지한 중년의 관객들은 일제시대 강제 징용으로 고생하던 시절의 민중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는 한 마디들을 다들 하시더라구요. "에구 그 시절엔 참..."하는 식이죠. 아마도 자신의 부모 세대의 고통이 전해지는 이유겠지요. 그리고 이 영화의 달성의 정도가 거기라는 생각도 들구요.

아무튼 말은 길게 주저리 주저리 했는데 그닥 내용이 없네요.ㅋㅋㅋ

참, 좋은 취지의 영화이고 그러니 좀더 많이 보고, 많이 알리자는 얘기는 어느 정도 공감도 되지만 이 영화를 본 소감에서는 좋게만 내용이 전달될지 싶은 대사와 내용도 많아서 전적으로 동감하기 어렵네요.

이전에 페북에 잠깐 언급한것처럼 "박열"이 주제와 내용, 재미 모든 면에서 확실히 우위라고 생각됩니다.^^

몇가지 덧)
그래도
수안이가 중기에게
"많이 아파요?" 하는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을 듯...
(이 부분이 저는 왜 그런지 제일 가슴을 치더군요. 살짝 눈물 흘릴뻔...ㅋ)

소지섭, 이정현을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마지막에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모양으로 눕혀 놓다니... 진짜 너무 하셨어요 감독님.ㅠ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