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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전경호위 받는 반북전시회, 찬밥신세 이순신장군



어제 광화문 교보문고에 책을 좀 보러 나갔습니다.
이런 저런 신간 도서들을 훓어보고 나서 날씨가 춥기 하지만 바람도 쐴겸 광화문 광장에 들렀습니다.

아이리스 드라마에서 테러범들이 구경한 세종이야기도 둘러보고 광장으로 나오니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인지 사람도 없고, 무슨 전시장을 만듭답시고 온통 공사판인데다가 스노보드 슬로프는 해체를 위해서 눈치우고 난리법석이어서 도대체 어디 발길을 둘수가 없더군요.

다시 추위도 피하고 지하철로 이동해야 하기에 해치광장 쪽 지하철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서울시의 상징인 해치마당은 광화문광장에서 그래도 볼만하고 지하철과 연결된 입구여서 춥지도 않고, 워낙 해치가 귀엽게 캐릭팅 되어서 지날때마다 정겨움이 나는 곳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완전히 기분이 불쾌하더군요.
'서울지방경찰청 보안협력위원연합회'와 '피랍탈북연대'의 명의가 보이는 전시장이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갔을 때는 분명히 아기자기한 전시공간이었던것 같은데 이번에 마련된 전시는 반북전시장이었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그 어떠한 정치적 주장도 불허하는 서울시와 경찰, 심지어 1인 시위까지도 불법시하던 그들이 반북정치선전에는 아예 전시장을 보란듯이 내어준 것이 무엇보다 불쾌했습니다.

반북전시 내용이라는 것도 동포애적이고, 통일지향적인 내용이라기 보다는 적대적이고 악의적인 선전으로 통일을 하지 말자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저급하고 시대역행적인 느낌이었습니다.(물론 저와 정반대의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아무튼 광화문 광장이 서울시와 대기업의 홍보장으로 전락한 것은 이미 온세상이 다 아는 것이고, 이제는 극우보수세력의 선전마당으로까지 전락한 것 같아서 씁쓸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한 풍경이었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좁은 전시장에 무려 전경이 2인 1조로 2개조나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웃을 수도 없고...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까지 하는지, 또 그런 전시를 꼭 서울의 중앙 입구에서 할 필요가 있는지...

사진속 젊은이들은 모두 순찰중인 전경들이다.



차라리 이순신 동상과 근접한 거리인 만큼 세종이야기에 이은 '이순신이야기'라도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하철로 돌아서는 순간 강추위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보였는데 그들이 그 전시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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