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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사진으로 하는 이야기

아파트, 나팔꽃, 철조망, 일요일 그리고 나



2주전 일요일 아침.

토요일 밤부터 진행된 전국적인 세미나를 마치고 동료들과 뒤풀이를 했더니, 아침을 맞고 말았다.

물론 세미나가 해뜨기 직전에서야 끝났으니 그리 긴시간 술을 먹은 건 아니고, 맥주 몇 잔가 아침 해장국 한 그릇이 전부.

너무나 늦은(?) 퇴근길 집근처로 들어서는데 눈부신 햇살아래 풍경이 낯설다.

아마도 이런 아침의 풍경을 항상 뒤로 하고 출근하다가 비로소 마주서보는 아침을 맞으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았다.

내 일상의 주변들은 항상 그자리에 있었을 텐데 이렇게 낯선 다른 일상을 통해서야 겨우 만나게 되는 걸 보면 나 스스로가 참 무딘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가끔은 일상을 반대로 돌아가 보는 것도 참 좋을 듯 하다.

나팔꽃, 철조망, 일요일 아침의 나.
우리집 아파트도 이런 아침엔 참 근사해 보인다.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집근처 아파트 철조망 담장에 핀 나팔꽃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색깔이 참 고운 나팔꽃이다.




철조망을 여러 위치에서 찍어 봤다. 앞으로 요긴하게 사용될 사진이 되지 않을런지...
아파트 담장을 이렇게 무지막지한 철조망으로 하는 경우가 드문데, 이 철조망도 녹이 슬고 겨우 걸쳐있는 듯한 모습을 보니 그리 날카로워 보이진 않는다.
시간이란 이렇게 모든걸 무디게 하는건가?
뜬금없이 분단의 철조망도 좀 빨리 녹이 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그리고 아파트 사실은 모두가 자그마한 그런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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