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김문수 도지사님 타이타닉은 보셨나요?



김문수 도지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바로 평택 경제의 중심 업체인 쌍용차 상황과 관련된 언급이었습니다.

김문수 도지사의 발언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평택의 쌍용차가 평택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봐서나, 당사자인 경기도 입장에서나 쌍용차에 대한 경기도지사의 발언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고, 뿐만 아니라 발언의 시기가 노사간 협상에서 사측이 결렬을 선언하고 돌아선 후 다시 공장 진입을 위한 폭력이 유발된 시점에서 언급된 발언이기에 더욱 비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발언이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실망스럽다 못해 분노스럽고, 절망감마저 듭니다.

사진출처-민중의 소리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문수 지사는 도청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노사협상이 결렬된 상황을 언급하면서 "회사는 망해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회사를 살릴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죽겠다고 자살특공대를 만들어서 시너를 끌어안고 옥쇄투쟁을 하고 있다"고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조가 주장하는 총고용의 요구를 궤변이라고 말하고, 이미 2600명이 인당수에 스스로 빠졌는데 누가 총고용을 보장하겠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GM도 어려운 국제상황까지 거들먹 거렸다고 합니다.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적반하장', 다른 하나는 '타이타닉' 이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철면피해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쌍용차 문제의 모든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는 그의 발언에 적반하장이란 말이 떠오른 것은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이미 많은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으로 스스로 인당수에 빠져 회사를 살리는 용단을 내렸으니 쌍용차라는 배를 위해 나머지 노동자들도 신나를 끌어안고 저항할 것이 아니라 인당수에 빠져 죽으라는 노골적인 협박이었습니다.

정말 기가차시죠? 제가 만약 쌍용차 노동자라면 그의 발언에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너나 뛰어 드세요! 이***아!"

김문수 도지사는 영화 타이타닉을 봤을까요?
침몰하는 배가 위태로우니 뛰어내리라는 그는 과연 어떤 입장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요?

영화속 타이타닉에서는 승객들을 살리기 위해 구명보트를 준비하고,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뛰어 다니는 승무원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러나 지금 쌍용차 임원들이 과연 그런 모습인가요?

그들의 모습을 타이타닉에 빗대면 이럴 것입니다. "배가 지금 침몰하고 있으니, 먼저 승객과 일반 승무원들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자살을 택하시오. 그러다 다시 배가 떠오르고 수리가 끝나면 어떻게든 구해보겠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숨막힐 듯한 생계의 위협, 벼랑에선 노동자들은 지금 조그만 구명보트, 아니 널판지 하나라도 던져 달라는 심정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월급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단, 총고용만 보장되면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위해 물속에 뛰어 들어 무게를 함께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생명을 위한 끈만이라도 이어진 상태로 물속에 뛰어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측과 이번 김문수 도지사의 발언은 최소한의 생명유지를 위한 끈마저 포기하라는 협박인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너희들이 죽어야만 쌍용차가 산다는 논리와 다름 없습니다.

지금 흑백논리로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래서 노조가 아니라 사측이며, 김문수 도지사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쌍용차 문제의 해결방법은 이미 쉽게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노조가 말하는데로 생명을 위한 끈만 있으면 되는 것이고, 이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측과 정부가 생명의 끈을 가지고 답해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