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지 1년도 되지않아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시위현장에서 죽는 일이 생기다니...
화염병과 새총으로 저항하던 철거민들의 요구가 무엇인가? 고작해야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터전 하나 마련하라는 것 아닌가!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들에게 그 작은 보금자리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할 만큼 절박한 터전이고, 삶의 보루였던 것이리라. 화염병과 새총은 어쩌면 너무나도 보잘것 없는 저항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사태는 너무나 참혹하고, 절망스럽다.
진정 이 땅에서 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목숨을 내놓지 않고는 한시도 편하게 살 수 없는 세상임을 절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화염에 휩싸인 농성장(사진출처-민중의 소리)
수를 알수없는 경찰과 특공대가 물대포를 앞세워 초라한 철거농성장을 할퀴고 때려 부수는 형국이란 가슴을 섬찟하게 만든다.
온통 부서지고, 깨지는 소리에 철거민들의 절규는 차라리 묻히고 말았고, 다만 간간히 날아드는 화염병의 불꽃만이 그들의 존재를 실감케 할 수 있었다.
경찰의 본격적인 진압과정은 상식이하이다.
물대포를 이용해 철저히 방어를 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매트리스조차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 소리와 오마이뉴스의 현장사진을 보면 건물 주변 가까이 제대로 설치된 안전장치가 없어 보인다.
화염병이 사용된 상황은 당연히 농성 현장에 신너와 휘발유가 있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물대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옥상 농성망루는 거대한 화염속에 타들어가 버리고 말았으며,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이자 가족이었을 그들이 우리 곁에서 강제로 밀려나고 만 것이다. 억울하게 죽어간 것이다. 살기위해 발버둥치고 살기위해 싸운것이 죄였던 그들은 그렇게 처참하게 죽고만 것이다.
안타까운 눈빛(사진출처-민중의 소리)
명백한 타살이다. 경찰과 정권은 과격 폭력 시위가 부른 당연한 결과였으며, 경찰도 많은 부상을 입었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정당한 폭력이 있을 수 없다 해도 삶을 위해 마지막 낭떠러지에서 처절히 절규하는 인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정권에게는 그 어떤 정당성도 부여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의 마지막 낭떠러지에서 절규하는 국민에게 손내밀어 당겨주는 것이 아니라 물대포와 특공대, 곤봉과 군화발로 그들을 밀어던지는 것은 분명 방조요, 타살이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자살자가 많은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나마 삶의 보루를 지키기 위해 살아서 싸우고 절규하는 국민마저 저버리는데 자살하는 국민이야 당연히 많을 수 밖에...
물대포 강제해산(사진출처-민중의소리)
계속 이대로 간다면 더이상 이 정권과의 화해도 공존도 생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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