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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엄마들은 왜 검은 상복을 입었는가?

지난 토요일(10월11일) 보신각에는 검은 상복을 입고, 유모차를 앞세운 엄마들이 나타났습니다. 무슨 슬픈 사연이 있기에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날 보신각에서는 한국진보연대가 개최한 '촛불탄압, 공안탄압 규탄 100인 캠페인'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천막농성'이 진행중이었습니다.

마침 어딘가를 다녀온듯한 검은 상복의 엄마들은 캠페인 주최측에서 준비한 마이크를 잡고 거리연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엄마들이 검은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선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희 엄마들은 검은 상복을 입고 이렇게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유는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죽었기 때문입니다"라는 엄마들의 첫 연설을 들으면서 바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들은 얼마전 국정원의 대대적인 탄압으로 최근 구속되어 구치소에 수감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구속자 가족들이었습니다.

매주 토요일 낮이면 보신각에서 청와대까지 검은 상복을 입고 이 땅의 민주주의가 죽어간 것을 알리고, 구속된 남편들의 억울한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며, 청와대에 항의를 하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와대로 유모차를 이끌고 행진을 하는 동안 검은 상복을 입은 엄마들의 사연에 눈길을 주는 시민들도 많았고, 어느 시민은 힘내라며 음료수를 건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와는 반대로 청와대에 가까와 질수록 경찰의 협박과 방해의 강도가 거세졌다고 합니다.

길을 막아나서고, 1인 시위를 하려는 엄마들에게 상복을 벗으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따져묻는 엄마들의 항의에 경찰들은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했다고 엄마들은 전합니다. 경찰들이 엄마들에게 이야기한 내용중에는 검은 상복이 혐오감을 준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엄마들은 얼마나 기가찼는지 "그럼, 거리를 막고 있는 이 시커먼 전경들과 버스는 혐오스럽지 않은가!"라고 따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힘없는 엄마들은 상복을 벗고 청와대앞까지 가서 1인 시위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청와대를 구경온 초등학생들이 궁금해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1시까지 보신각에서 청와대까지 1인시위를 위한 검은 상복 시위를 계속 진행한다고 합니다.

민주주의가 죽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엄마들의 시위가 오히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민주주의를 부활시키는 발걸음이 되고, 구속된 가족들을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게 하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여성의 힘은 약할지 몰할도 언제나 엄마들의 힘과 그 사랑은 위대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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