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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동네 방네 이야기

고맙습니다 늦잠 깨워주셔서

요즘 저희 집 부근이 때아닌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사를 하는 이유나 목적은 잘 모르지만 이면도로의 갓길부터 파헤치는 것으로 보아 하수관련 공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몇일째 이른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공사가 무척이나 힘겨워 보이기도 하고 분주한 그들의 틈을 자전거를 끌고 나오는 제가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그런 미안한 마음이 싹 사라지고 화가 나더군요...

이유인즉, 어제 동료의 환송회가 있어서 술을 몇 잔 걸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늦잠을 자버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어제의 그 술 때문에 잠이 잘 깨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30분만 더자고 일어나자 하고 눈을 다시 붙이는 순간에 갑자기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1층에 자리하고 있다보니 밖에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에도 상당히 소음이 심한 편인데 이건 뭐 그런거에는 비할바도 아니고 방바닥이 흔들릴 정도였으니 잠은 다잔거였습니다.

창문이고, 벽이고 흔들 흔들 하는것이 영 불안하고, 쿵쿵쿵 하는 소음이 워낙 심하다 보니 늦잠좀 자려던 계획은 급 수정하여 빨리 집에서 나오고 싶은 생각만 들더군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시끄러운 공사를 꼭 이른 아침부터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낮밤을 바꿔 생활하는 분이 있었다면 그런 분이 느꼈을 화는 더 컸을 것 같고 아침을 조금 늦게 시작하는 분이 있었다면 그 분 또한 화가 많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출근하는 마지막 피크시간이 9시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그 시간 이후에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조금만 서로를 배려하면 좋겠는데...아마도 공사시일을 단축해야 임금지급도 적을 것이고 장비 대여료도 적어지면서 비용도 적게 산출될 것이니 그리했겠지만 만약 그런 사고방식으로 이른 아침 부터 그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이라면, 그로인한 2차적 피해에 대한 비용을 계산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주변이 각박하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관할 구청이든, 시행사든 앞으로 이러한 공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2차적 피해까지 감안하여 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 세심한 신경을 쓰면 좋겠습니다.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오며 집앞 광경을 보니 이 상황에 잠을 조금 더 자려고 한 내가 미쳤군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기둥이 집과 딱 붙은 위치니까 저걸 다 파헤치는 동안 집안 소음이 어땠을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ㅜㅜ

오늘 아침에 해 본 생각입니다..."진짜 조금 더 교양있게 공사를 할 수는 없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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