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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경찰의 보복성 토끼몰이, 누군가 죽지 않은게 다행이다.


지난 5월 16일 대전정부청사앞에서는 1만 5천여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고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 및 5.18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 민중대회’를 개최하였다.

박종태열사의 동료이자 동지인 전국의 화물연대 노동자들 7천여명은 이날 대회에 앞서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하였고, 전국에서 모인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는 노동자들의 투쟁 결의에 힘찬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하였다.



대회가 열리는 대전정부청사앞 공원은 전경버스와 경찰의 철통같은 봉쇄와 숨막힐듯 강압적인 분위기였지만 박종태열사의 의지를 이어 '내가 바로 박종태'라는 심정의 참가자들에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대회를 마친 노동자와 참가자들은 열사가 있는 대정중앙병원앞으로 행진을 진행하였다. 이어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까지 거침없이 행진해 나갔다.

만장행진



경찰은 대전중앙병원앞 4거리에서부터 노동자들의 행진을 막기 위해 물대포, 색소를 난사하고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버텼지만 성난 노동자들의 투지에 밀리고 말았다.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으로 가는 길에는 버려진 전경들의 방패, 빗물과 섞인 색소물, 만장에 쓰인 대나무, 주인을 잃은 신발, 주저앉은 전경버스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노동자들의 투쟁이 얼마나 가열찼던 것인지 알수 있었다.

거리의 대전 시민들은 근래에 본적 없는 대규모 행진과 치열한 투쟁에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언론과 정부는 현재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투쟁을 죽창을 들고 도심에서 극렬 폭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묘사하며 엄벌에 처하겠다고 하지만, 당일 모든 것을 지켜본 대전 시민들은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현 정부를 비판했던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경찰은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정리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비무장의 노동자들을 등뒤에서 기습적으로 공격하여 대규모 연행작전을 벌였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철퇴를 가해 국민과 노동자들을 분리하려는 음모로 보였다.

경찰버스로 막힌 좁은 도로에서 노동자들은 경찰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었으며, 이를 구경하던 시민들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노동자들이 행진해온 길을 끝까지 추격하며 경찰들은 대규모 연행을 한 것이다. 결국 400여명이 넘는 연행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도 넘쳐났다.

경찰은 퇴로가 비좁아 강경진압을 할 경우 많은 부상이 우려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대대적인 연행 작전을 벌였다. 좁은 길에 몰린 노동자들은 밟히고 넘어지면서 극도의 긴장과 공포에 시달렸다.

생활과 삶의 터전 자체가 전쟁터인 그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려고 나온 투쟁의 현장에서 다시 궁지에 몰리고 밟힌 것이다. 그날의 분위기는 누군가 죽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로 무리스런 진압이었고, 탄압이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폭력시위로 규정하고 엄정대처할 것을 연일 발표하며 연이어 진행될 총파업 투쟁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미 동료의 죽음 앞에서 피눈물로 맹세한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생존권 보장,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하지 않고서는 5월, 6월로 이어지는 총파업 투쟁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에 정부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국 궁지에 몰리는 것은 성난 노동자가 아니라 탄압으로 일관하는 정부가 될 것이다.


박종태 열사가 안치되어 있는 대전중앙병원


열사의 영정뒤로 물대포 물줄기가 보인다.


살려내라 살려내라


하수도로 흘러드는 색소물



대한통운 대전지사앞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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