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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생활에서

차없는 날이 아니라 '자전거 한 차선의 날'을...

올해로 두번째 차없는 날 행사가 서울시의 주도록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97년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오늘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없는 날 행사는 일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자동차의 운행을 억제하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의 운행을 적극 장려하여 환경을 지키고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효과를 기대하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차없는 날의 행사를 두고 그 장단점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 행사를 어떠한 방향에서 이끌어 갈 것인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없는 날 홈페이지 캡쳐화면)


저는 이번 차없는 날 행사를 적극 찬성하면서도 그 방향성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져야 할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현재 차없는 날 행사는 기본적으로 제목이 말하는 바와 같이 자가용의 운행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런 한계를 내포하게 됩니다. 강제적인 억제 방식은 전형적인 전시성 홍보 이벤트를 동반하게 되고, 억제를 기본 방도로 하다 보니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이용 활성화 측면은 그저 홍보의 내용일뿐이지 억제를 대신하는 방법으로 대안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점입니다.

만약 애초부터 이 행사가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날' 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면, 최소한 차없는 날의 부제로 이러한 제목을 크게 내걸고 행사를 준비했다면 아마도 지금 여러곳에서 지적되는 많은 문제점은 다소 해소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차없는 날이라는 억제정책 차원의 제목만 부각되다보니 여러가지 부대행사를 아무리 많이 해도 시민들의 촛점은 버스와 지하철 요금 무료 시간대가 몇시인지, 자가용을 안타면 지하철 버스가 초만원이 되는 것은 아닌지, 가뜩이나 차막히는 거리가 이 행사로 인해 더욱 체증이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등의 문제에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제가 검색해보는 다양한 뉴스 기사들은 위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취지와 행사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그 실행방도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입니다.
이러한 점이 뚜렷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행사라도 문제점 투성이 행사로 끝나기 마련이고 아까운 세금만 날리는 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번 차없는 날 행사는 강제적인 자가용 억제책을 제시했기 때문에 아마도 비용면에서 그리 심각한 낭비는 없었을 듯 합니다.
그러나 대중교통과 자전거 활성화 측면에서는 어떤 교훈점을 남겼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며 이 점은 이 행사가 장기적으로 자리 잡고 효과를 거두는데서 심각한 결점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명료하게 제시하고 싶은 것은 이 행사의 중심 취지를 앞으로는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날'로 하고 그 중에서 버스 중앙차로를 전면 확대하고 자전거의 경우는 한 차선 보장해주는 행사를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자전거에게 한 차선을 주고 이를 적극 홍보한다면 강제적인 자가용 억제가 아닌 차로가 좁아지는 것에 대한 운전자들의 대응이 생길 것이고 일부는 자전거와 대중교통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자전거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 자전거 전용차로의 확대가 정책적으로 이야기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년에 이러한 행사를 몇차레 해본다는 경험은 사업의 정착을 위해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서울시가 앞으로 더욱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좋은 취지의 행사를 더욱 발전적으로 살려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서 그리 큰 혜택을 받지도 못했지만(최소한 교통비면에서조차) 자전거로 출퇴근한 모든 분들께 화이팅을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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