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동경한 영화 '반도'

'괴물'을 동경한 영화 '반도'

 

부산행의 인상이 워낙 강했고, 최근에 반도 개봉을 앞두고 부산행을 다시 보기까지...ㅎ

강철비2까지 개봉한 시점에서 반도 평가가 대체로 별로라  뭘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부산행의 후속작을 극장에서 안보면 아쉬울 것 같아 반도로 선택!

반도의 완성도는 제 기준에는 많이 아쉬웠네요. 심지어는 연상호 감독이 다음 작품에도 반도의 수준을 보여준다면 누가 영화를 맡길까 걱정이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도?

부산행 4년 후라고 하는데 반도에는 뭔가 크게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 빈약하고, 결말도 상당히 관성적인 면이 큰데 그래서 자연히 영화의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것 같구요. 아마도 이 점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겠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수가 많지 않은 조건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3백만을 넘은건 고군분투내요.

그렇지만 가능성은 정말 많이 보여준 작품이 또 반도가 아닐까 싶기도...

한국영화에서 총기사용, 자동차 액션 등 헐리우드 영화의 주요 액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영화들은 현실과 격차가 커서 그런지 관객들이 공감이 잘 안되고, 사실 성공하기 어려운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 점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네요.

그래서데 반도에서 몇가지 주목할 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자동차 추격장면. 너무 허구적이고 과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차피 허구를 깔고 시작하는 좀비 액션 영화니까 저는 괜찮다고 보는 편입니다. 자동차 추격장면은 분노의 질주+매드맥스에서 좋은 점을 잘 따온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준 아역 이레의 연기는 정말 앞으로 큰 기대를 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마치 헝거게임 1편의 제니퍼로렌스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뭐 저는 그랬어요)

이레 라는 배우에게 딱 맞는 역을 해낸게 아닌가 싶다

다음은 총기액션인데요. 이게 자칫 헐리웃의 과한 총기액션을 따라가면 망하기 쉬운데 한국식 총기액션의 가능성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 한국군이 주로 사용하는 화기를 주축으로 해서 단발, 연발 사격을 적절히 섞어서 영화에 잘 담았낸것 같습니다.

끝으로 몇가지 내용인데 이건 좋은 주제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야말로 헬조선에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는 메세지라던가, 서대위가 사무실 책상에서 공포에 질려 있을때 황중사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임무 수행으로 대립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계층, 계급간 갈등을 드러낼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그 점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주한미군의 위압적인 태도나 수송선의 맨 아래 객실에서 생기는 비극 등은 괜찮은 소재였음에도 잘 살려내지 못한 것 같아요. 아마도 감독은 봉준호의 괴물을 생각했나 싶을 정도였는데 반도에서는 이 점이 살아나질 못했네요.

부산행 이후 4년이 흐른 반도에서 연상호 감독은 많은 걸 꺼내 놨고 매 장면들은 잘 만들었지만 결국 부산행만큼 질주하는 속도감과 갈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반도 전체에 흩어버린 느낌... 아... 산산히 흩어지는구나...ㅠㅠ

반도 후속이 만약 제작될 수 있다면(어려워 보이네요...ㅠㅠ) 이 흩어놓은 주제와 소재를 수습해 멋진 영화로 갈수 있는 징검다리는 될 수 있는게 아닐까 싶은데...
아니면 그냥 레지던트 이블로 가든가!^^;

아무튼 주요한 요소에 촛점을 두면서 보시면 그렇게 크게 실망할 영화도 아닌가 싶기도 하고, 부산행에 촛점을 두시고 보는 거라면 마음 비우고 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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