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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시청, 광화문 광장에 차라리 나무를 심어라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위기를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시국선언은 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현 시국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로 민주주의가 위기라는 것에서 말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광장의 사용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열린 광장은 그 자체로 대중들의 결집이 이루어지는 토대이고, 여론의 융화와 진보를 위한 기틀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광장이 열려 있기를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그 광장중에서 서울광장은 21세기 한국 민주주의와 문화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21세기 격동의 한국사 중심에 위치에 있었습니다.

월드컵 축제가 그러했고, 효순이 미선이 추모 촛불, 탄핵촛불,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최근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국면까지 그야말로 21세기 한국의 심장 한가운데였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이 광장을 독점하지 않았거나, 독점할 수 없었거나, 열려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그곳에서 21세기식 민주주의는 꽃피고, 축적되는 과정을 거쳐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시청광장을 선점하여 짓밟은 전경들



그러나 지금 광장은 철저히 봉쇄되었고, 심지어 권력이 독점하여 마음대로 그 사용과 출입을 통제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서울광장은 이명박과 오세훈의 반민주적 정치행태의 상징처럼 되어가고 있으며, 국민들은 광장을 자유로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광장을 되찾아야할 투쟁의 과제로 여기고 있는 현실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국민이 세금을 내고, 국민의 피어린 노동으로 만들어진 광장을 오직 국민만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시대, 광장에서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 국회의원이 단식을 하고, 경찰과 시민들이 격렬히 싸워야만 하는 시대, 광장의 무단 사용이라며 손해배상을 운운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바로 우리가 직면한 민주주의 현주소입니다.

이제 광장을 짓밟고 폐쇄하는 건 그들에게 부끄러운 일도 아닌듯 하다.



차라리 그곳이 광장이 아니라 숲이라도 됐다면 국민이 세금을 내고, 국민이 만들어 놓은 곳에서 국민이 뛰어 놀기라도 하겠건만... 차라리 숲이라면 광장을 봉쇄하기 위해서 차벽을 두르고 매연으로 서울을 오염시키기 않아도 되는 상쾌한 곳이었을 것을...

민주주의를 역행해 가며 광장을 독점해서 민주주의 시늉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차라리 그 알량한 위선의 가면을 붙드는 수고를 하지말고 나무라도 심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언제였었죠? 지난 식목일이었던가요? 북에서 인공위성 시험 발사를 하니, 나는 나무를 심는다는 말로 온국민을 기가차게 했던 그때 말입니다.

차라리 그때처럼 나무라도 심으면 광장을 사용못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덜 억울하기라도 하겠습니다. 후대를 위해서도, 우리의 답답한 심정에 그나마 스스로의 위안이라도 하게 나무를 심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미 광장을 민주주의 상징으로 그들 자신도 여기고 있고, 그러한 광장을 자신의 악세사리로 전락시켜 주머니에서 꺼내려 하지 않는 그들에게 그곳에 나무라도 심을 마음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가당치도 않은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금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도 저도 다 싫다면 차라리 당신들이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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