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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2MB여, 예우를 하려거든 조계사를 배워라


지난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를 마치고 시청광장에도 모처럼 촛불이 켜졌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그를 보내는 것이 못내 미안하고 아쉬워 촛불을 켜고 광장을 지켰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 외쳤습니다. 동시에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의 현실을 규탄하며 자유로운 광장의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광장은 다시 봉쇄 되었고, 오늘 아침에야 그 긴시간 봉쇄 되었던 광장은  형식적으로나마 열렸습니다.(제가 형식적으로 열렸다고 하는 것은 서울시가 수개월전에 허가한 청계광장의 인권영화제를 불허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권영화제는 용산참사현장에서 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많은 시민들은 그날 광장과 세종로 거리를 촛불을 켜고 지켰는데, 저는 그 날 밤 그곳에서는 좀 거리가 있는 조계사를 방문하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낸 새벽, 조계사는 어떤 풍경일까?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조계사에도 어둠이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사찰 정문을 들어서니 조계사의 대웅전은 의외로 많은 신도들이 정성을 담아 절을 올리고 있었고, 대웅전옆 조계사 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신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조계사의 분향소, 불자들의 마음이 담긴 편지글들도 보인다)

정성스럽게 마련된 분향소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불자들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거의 없었지만 진정한 예우란 무엇인지 좀 알것 같은 자리였습니다.


(분향소의 모습은 경건한 마음이 저절로 들게 만듭니다.)

결국 그날 아침 경찰은 시청광장의 시민들을 몰아내는 것도 모자라서 덕수궁 대한문 앞의 분향소까지 철거해 버려서 빈축을 샀고, 거짓으로 얼룩진 경찰의 뻔뻔스런 해명은 스스로의 권위까지 짓밟아버렸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그리도 예우 운운하는데 정말 예우가 뭔지 알고 싶다면 조계사를 한 번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노란 리본에 불자들의 마음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어제 조계사 총무원장님이 청와대 오찬을 못간다고 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생각해보면 전직 대통령의 49재를 모시면서 그를 정치적으로 핍박했다는 상대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예의가 아닐 수 있겠다는 판단이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문 분향소를 찾아서 예우를 깨우치기에는 시민들의 분노가 너무 거대하니 조계사라도 방문해서 예우를 배우는게 어떨지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정부분향소는 모두 철거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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