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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노 전 대통령 노제하던 날을 되돌아 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열기는 그의 노제가 끝난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덕수궁앞 시민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여전하고, 무식하게 철거를 했던 경찰은 자신의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다 망신을 당할 만큼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무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황없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고인의 49재까지 추모의 기간을 보내는 지금, 다시 노제 하던 날을 떠올려 봅니다.

이명박 정권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어떠한 것인지, 산자가 죽은 이를 위해 벌일 수 있는 반인륜적 현실에 비통하고 어지러울 지경이던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수소도 넣지 않은 노란 풍선들이 바람에 실려 하늘로 오르는 모습에서, 세종로와 시청일대를 가득메운 국민들의 그 슬픈 눈망울에서, 밤새 광장을 수놓은 촛불속에서 희망을 보고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세종로에 도착해서 가장 놀란것은 바로 이 장면이었습니다.
노제가 있던 날에도 이명박의 경찰들은 차벽과 병력으로 시민들의 추모 행렬을 통제하였습니다. 아마도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청와대 행진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런데 정권이 그리도 믿는 광화문 앞을 막아선 전경들은 지치고 불안해 하는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대나무 만장, 대나무로 만든 만장이 몇개 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만장은 PVC파이프로 만들었습니다.
분명 지난 대전에서 화물 노동자들이 만장용 대나무를 이용하여 시위를 했기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분노한 민심이 대나무와 PVC를 구분하게 될까요?

노란 풍선이 신기하게도 스스로 회오리를 치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이 모습에 넋을 놓고 쳐다보더군요...
그가 마치도 훨 날아 오른다는 생각을 주었습니다.

시청 광장은 추모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죽음앞에 함께 눈물을 흘리고, 흐느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운구를 따라 서울역까지 함께 행진하는 추모객, 사실 저는 운구를 시민들이 가록막지는 않겠나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억울한 죽음이었고, 해명도 사과도 책임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낯짝 두꺼운 그들은 결국 새벽녘 시민분향소를 짓밟았구요...

운구가 떠났음에도 시민들은 분향소를 떠나지 못했고, 조문도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언론사들이 노제를 취재하기 위한 열띤 경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이날 가장 눈에 띄었던 언론사는 민중의 소리였습니다. 분명 열악한 환경의 언론사임에도 사다리차를 준비하고 많은 기자를 배치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는 모습,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합동 분향소의 낮과 밤, 이명박 정권하에서 벌써 많은 분들이 공권력에 의해, 또는 스스로 희생되어 가고 있습니다. 분명 이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서는 거대한 저항 뿐일 것입니다.

그를 잊지 못하는 젊은 커플은 신문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어루만지며 긴 이야기를 나눕니다.

종이학, 그리고 희망나무

이명박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광경일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음 날 새벽 경찰은 광장의 시민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버리고 다시 차벽을 세웠습니다.

새벽까지 경찰과의 대치는 계속되었습니다.

추모의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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