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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책읽는사람들

이어령의 '디지로그', 시대를 앞서가는 민족관

이어령님의 '디지로그'(생각의 나무 출판)를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수 해전에 읽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보문고에 가면 요즘 포켓북들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손에 쉽게 잡히고 읽기 편한 책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가 작은 책임에도 깊이있는 한국사를 전개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이번에도 다시 진열대를 찾게 되었습니다.

포켓북들이 주로 재태크 관련 도서가 많아서 본격적인 글읽기를 바라는 분들에게는 쉽게 외면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잘 찾아보면 좋은 도서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로그'는 그 많은 재태크, 처세 도서들 사이에서 독특한 분야로 빛을 내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 사게 되었습니다.

아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고, 출퇴근 시간에 편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면서도 내용성있는 도서로 골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정말 기대이상이었습니다.

'디지로그'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를 통해서 최근 한국사회를 휩쓸고 있는 인터넷 추세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하나로 관통해 보면서 고찰한 깊이 있는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이미 일간지를 통해서 발표된 글을 모아서 책으로 엮은 것이었는데 저자는 시종일관 이 책을 통해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발현된 근원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지 쉽고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러한 선도적 추세가 단순한 기술적 성과가 아닌 문화적인 우수성에 기인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었습니다.

최근 일부에서는 민족주의 또는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낡고 고루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개념을 정당한 것으로 말하는 자체를 진보적이지 못하고,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제가 느낀 민족이라는 것은 오랜 시간 한 언어와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한반도라는 특정한 지역에서 한 핏줄을 나누며 살아온 우수한 문화의 결정체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현시대에서 발현되는 첨단의 개념과 엮어가는 이 책의 각 대목들에서는 저자의 통찰력에 다시 감탄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일부러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소설을 아니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고, 책의 흥미를 떨어지게 할 것도 같고, 무엇보다 저자의 통찰력이 얻어낸 결과를 책을 읽지도 않고 단정하게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밝히지 않았습니다.

'디지로그'는 작지만 큰 영감을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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