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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영화이야기

'원티드' 의 대량살상과 2mb의 신

<나도 모르게 스포일러를 저지를지 몰라요...>
역시 여름에는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 한 편 재밌게 보는 것 만큼 좋은 피서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주저 없이 선택한 영화는 원티드
올 해 벌써 두번째 헐리웃 액션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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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내 생각과 완전히 달랐다.
인터넷에서 사전에 광고로 보여준 5분짜리 오프닝 액션은 원티드 전체에서 보여준 액션에 비하면 완전히 조족지혈.

오프닝 광고에 끌려서-특히 주인공을 안젤리나 졸리가 차에 태우는 장면-예매를 해버렸는데 오히려 광고의 장면은 전체 액션에 비하면 정말 초라할 정도였으니...

여러 영화 전문 평론가들은 원티드를 통해서 현시국을 논하기도 하고, 별다를 것 없는 영화 기법의 베끼기로 평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더위를 날리는 킬링타임액션무비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액션 중독이라고 할 만한 내가 봐도 쿵쾅거리게 만드는 영화였으니까.

그런데 이 영화
너무 잔혹 대량 살상에 의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동안의 킬러들이 자신의 임무 수행을 위해 표적을 정하고 소수의 희생을 보여주며 동시에 킬러의 인내와 고충(?)을 그리는데 집중했다면 이놈의 킬러집단은 표적 하나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는 대량 살상과 자기희생(?)의 미덕도 마다하지 않는 집단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신의 거룩한 뜻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오히려 킬러 집단이라고 하기 보다는 거대한 조폭집단 또는 군사집단에 더 가까워 보였고 당연히 영화의 액션도 그런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기본적인 선악구도에 성을 두고 점령해 들어가는 분위기까지 중세의 그것과 비슷해 보였으니까...

아니, 조폭, 군사 집단 보다는 총든 광신교 집단이라고 하면 더 어울리겠군...그래야 그 대량 학살이 조금이라도 표적을 해치우기 위한 거룩한 희생으로 보상될 수 있을 테니까...

하여간 영화보고 나서 우낀 생각 하나 떠오르더라.
그래 결국 신은 우리에게 잘못된 뜻을 전하고 우리의 용서함을 바라는 것인가? 풋...

지난 주 촛불집회에서 워낙에 아름답고 거룩한 신을 많이 보았고 그를 따르는 성직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신이란 존재와 인간의 관계를 굳이 악의적으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영화속 살상의 출발점에 서있는 그 신의 모습은 어쩌면 2MB의 신을 닮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겠다...

스포일러가 너무 심했나?
아무튼 영화 한 편 보고 별 쓸데없는 생각까지 한다고 할 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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