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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인생, 하루

초등 1학년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

교육당국의 입시 현실에 매몰되어 확실히 핵심을 벗어나고 있지 않은지...

 

이번에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들

사실 아이 보다는 부모의 기대가 더 컸다고 해야 맞을거 같다.

 

그동안 어린이집(또는 유치원) 생활을 마치고 학교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될 아이의 하루 하루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동안 선행학습을 원하지 않았다. 아이도 그다지 글과 수에 큰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학교에 가게되면 처음 접하는 학습 생활에 어떻게 적응해 갈 것인지 불안감도 다소 있었지만 기대가 컸다.

더불어 30명 남짓하는 영유아부터 7세까지 함께 생활하던 아이의 어린이집(공동육아 어린이집이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생활이었다)은 규모나 연령 분포, 바깥놀이 위주의 생활이었다. 아무래도 학교 생활과 차이가 크기에 초등학교 생활이 아이에게 줄 변화도 궁금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장기화되었다. 이제는 완전히 변화된 현실에 적응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어느 교육부 직원의 라디오 인터뷰 처럼 '준비되지 않은 미래가 성큼 다가왔다'는 말이 공감된다.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었다. 여러가지 우려가 있다. 그래도 대체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수긍하고 적응하는 분위기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면서 가장 큰 우려중 하나는 돌봄 대책이 없는 가정과 초등 저학년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학업을 한다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실에서도 교사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모니터 앞에 앉아 있기는 분명 더 힘들 것이다. 돌봄 대책이 없는 가정은 더 속이 탈 것이다.(아마 문드러지겠지...ㅠㅠ)

 

그런데 지난 몇 주 아이의 EBS특강과 집 근처 놀이터에서의 놀이 시간을 지켜 보면서 큰 고민이 생겼다.

온라인을 통한 학습에 집중력을 전혀 보이질 못한다. 그동안에도 글과 수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여전하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고 친구들과의 교실 생활이었다면 달랐을까? 분명 달랐을 것이다.

 

아이는 사회성이 뛰어난 편이다. 놀이에는 천재급이다. 공원에서도 친구를 잘 사귀고 어른들에게도 붙임성이 있어서 늘 친화력이 좋다. 물론 과한 친화력 또는 사회성이 어떨땐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불편함을 만들기도 한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꾸준히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다독여 키웠다. 그랬으니 학교에 등교해서 선생님, 친구들과 관계 맺음을 하며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며 생활을 했다면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공부를 잘 했을 것이란 뜻은 아니다.ㅋㅋㅋ)

 

집 근처 놀이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부모와 아이들이 볕도 즐기고, 놀이도 하면서 일상의 활력을 충전한다.(강도 높은 사회적격리를 한다고 해서 집앞 놀이터 조차 방문하지 않는다면 아마 부모도 아이도 벌써 더 큰 병에 걸렸을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지 유심히 보게된다. 지켜보면 뭔가 안타까움이 든다. 언뜻 봐도 초등 고학년들은 아이들과 놀지 않고 자신들의 언어와 영역을 만들어 자신들에 맞는 놀이를 하며 스스로 시간을 가질 줄 안다. 꼬맹이들은 당연히 어른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논다. 그럼 초등 저학년들은? 특히 1학년은? 초등 2~3학년은 학교 인근의 놀이터라서 그런지 서로 서로 잘 알고 어른들의 돌봄이 조금 있으면 학교 생활의 연장은 아니지만 놀이를 잘 이어간다. 그러나 초등 1학년들은 지켜볼수록 다르다.

 

초등 1학년들은 지켜볼수록 어린이집, 유치원의 놀이 수준에 머물러있는 느낌이다. 초등 1학년의 생기발랄하고 엉뚱하고 이제 막 새로운 학습 능력을 터득해 나가는 모습을 찾아 보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만들어진 서로간의 관계가 전혀 없다 보니 그냥 놀이터에서 만나 잠시 놀다 흩어지는 관계일 뿐이다. 글로 표현하려니 뭔가 정확치 않은데 계속 성장해 가던 사회성, 사람과의 붙임성이 오히려 퇴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 아이만 봐도 최근에는 바깥 놀이보다 집에서 TV시청하기를 더 원하기도 한다. 돌맹이 하나, 작대기 하나면 천재적으로 놀던 아이가 점점 둔해지고, 포동 포동 살은 올랐지만 느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개학은 시작됐다. 적응은 필수가 되었다.

학습 진도는 가파르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집중력은 더 강하게 요구된다. 아이들을 모니터 앞에 더 오래, 더 강도 높게 앉혀 두길 원하고 있다. 사회성과 학업 준비를 위한 시간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답답한 현실이다.

 

아직 코로나19의 전파 위험성이 큰 상황에서 섯불리 등교를 하자고 하기 어렵다.

그래도 뭔가 대책이 필요할것 같다.

국어, 수학... 학습능력을 키우는 문제가 온라인 개학의 중점이라면 학원과 차이가 뭘까 싶은 슬픈 생각도 든다.

 

최근 아이의 학교가 초등 저학년 온라인개학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1주 일찍 온라인 입학식을 진행했다. 학교 전경 사진을 배경으로 5분 내외의 짧은 교장선생님 인사말이 전부였다. 온라인 개학이 지침이니 그저 수행하는 느낌 이상 이하도 아닌 형식적이고 일말의 고민도 찾아보기 어려운 온라인 입학식이었다.

 

유래없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의 고민도 깊을 것이다. 모든게 처음이고 낯설고 옳은 길인지 두렵기까지 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좀 더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개학이 기정 사실로 되고 받아들여야 할 현실인 만큼 더 효과적이고,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교육 당국자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특히 아이 부모 및 양육 당사자의 지혜를 적극적으로 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아이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초등1학년은 꼬맹이라고 의견을 그냥 넘겨도 안된다. 학교에 갈 기대에 부풀었던 아이들이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 획기적인 생각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아이들의 학업능력보다 사회성,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어떻게 바르게 잘 키워줄 것인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적용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똑똑한 괴물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 사회가 보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으로 학습 능력에만 집중한다면 더 많은 헛똑똑이를 키울까 싶다.

 

워낙 여름을 넘겨 2학기 개학을 원했다.

이왕 크게 엉클어진 교육 과정을 2학기 개학으로 수정해 간다면 장기적으로 더 좋겠다 생각했다. 고3의 대학 입시도 겨울이 아닌 내년 여름전으로 옮기는 것도 낫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연내에 주어진 교과 과정을 최대한 완료하고 입시를 해야 한다는 일정을 마치 강박처럼 바꾸지 못하는 듯 하다.

 

온라인 개학은 시작됐고 이제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새롭게 좋은 방향으로 만드는 길 뿐이다.

그렇다면 모든 아이들이 더 바르게 커갈수 있도록 우리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코로나 세대로 불려도 부족하지 않을 지금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우리사회의 미래 아닌가.

 

말이 길었다.

아들아 자세 똑바로 하고 모니터에 집중해라!

미안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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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개학

#놀고또놀아도부족한나이인데...

#코로나19극복

#학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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