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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길바닥에 선전판이 드러누운 사연


어제 광화문 미대사관옆 KT앞에서는 천안함 진상규명, 군사대결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및 촛불마당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사진전과 선전판이 설치되었습니다.

천안함 진상규명을 위한 촛불이 꺼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저를 포함해서 퇴근길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하는 모습에 희망을 보기도 했습니다.

촛불마당을 하는 사람들은 바람이 많이 불고 선전판 세우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가로수에 끈을 연결하고, 집게로 선전판을 다는 방식으로 선전물을 설치했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종로서 형사가 다가와 민원이 들어왔다며 가로수에 설치한 선전물은 떼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최측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니 참 어이가 없더군요.

경찰의 이유인즉 민원이 들어온 이상 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며, 근거는 통행방해 및 옥외광고물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집회신고서에 설치대를 이용한다고 신고했으니 집회신고한데로 설치대를 가지고 오든지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최측에서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설치를 했고, KT출입구쪽으로는 설치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경찰은 전혀 협조를 할 기세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주최측이 그럼 법적 책임을 지겠다며 선전물을 그대로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종로서 경비계장이 직접 나와서 주최측에 당장 철거하지 않으면 선전물을 임시압수하겠다는 통보를 하더군요. 더이상 대화가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주최측은 답답한 심정으로 바닥에 선전물을 깔고 서명운동을 하게되었습니다.

길바닥에 드러누운 선전판



그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현 정부의 집회시위에 대한 인식은 멀어도 한참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상식도 통하지 않는 현실이 지켜보기에도 갑갑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이날 촛불마당을 진행하는 시민들은 그리 기죽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시민을 만나는 모습에서 진실규명을 위한 자신감이 보였고,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8.15까지 매일 진행한다고 하니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퇴근길에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길바닥에 드러누운 선전판을 다시 일으켜세우도록 해야겠습니다.

촛불을 들고 천안함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

촛불을 들고 천안함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 집회중에도 트위터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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