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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동네 방네 이야기

촛불 1년, 희망은 '무한도전 자막속에' 그리고 해직교사의 거리강연에...


- 촛불 1년,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생님을 교단으로' 황철훈 선생님 거리강연회 참가기-

지난 주 토요일 후배의 결혼을 축하하고 맥주도 가볍게 한 잔 걸쳤드랬습니다.
여러 축하객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후에 영풍 문고 앞에서 진행되는 거리강연회에 가자는데 공감하여 영풍문고 앞으로 모두들 이동을 했습니다.(하객들이 모두 이동했다면 좋았겠지만 저와 몇몇 선후배들이 움직인 거라서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음다. 오해없으시길...^^)
그렇게해서 결혼식 끝나고 시내로 나온 하객은 영풍문고 앞에서 강연수강생으로 바뀌었습니다.^^

거리강연회 강사는 얼마전 일제고사에 대한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었다는 이유(도대체 이 이유가 말이나 되는지...)로 해직당하신 염광중 황철훈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거리 강연회



강연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영풍문고 앞에는 해직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도 쓰고, 촛불 1년을 맞아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아보는 작은 게시판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응원 편지들



주말 청계천 주변은 놀러 나온 시민들이 많은 곳인데도 해직교사의 강연과 여러 부대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촛불 1년,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게시판에는 재치 넘치는 다양한 생각들이 많이 남겨졌습니다. 어쩌면 그 자체로 희망의 근거가 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제 시야에 들어온 희망의 징표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무한도전 자막속에'라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얼마전 방송에서 봤는데 이런 나라가 어딨냐 등 다양한 정국 패러디 자막을 통해서 시원한(?) 개그를 보여주었던게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그 방송 후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무한도전 자막을 이야기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국민들은 우리 사회 곳곳의 다양한 희망의 징표들을 쌓아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황철훈 선생님

아무튼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에 기분 좋은 분위기 속에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차분한 어조로 자심의 심경과 처지, 해직과정에서의 아픔 등을 절절하게 말하던 황철훈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강연의 내용이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실것 같은데요,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우리 아이들을 붕어빵 찍듯이 찍어내는 교육 현실에 스스로의 선택권 마저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비참한 현실이 선생님을 이렇게 거리로 내몬 것 같아 가슴 아팠습니다. 또 21세기에 거리에서 강연해야만 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현실만으로도 우리의 교단, 우리의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했던 강연이었습니다.

발언중인 시민

발언중인 시민

동료 선생님



강연을 함께 들었던 몇 분의 시민들 이야기는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아버지들이 나와서 부모들이 직접 느끼는 우리의 교육현실은 아직 자녀가 없는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면 노골적인 성적순으로 반을 나누고, 또다시 자리를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 등수를 매겨 꼬리표를 다는 현실. 아주 오래전 영화속 이야기는 그저 제가 지나온 시간이라 잊어 버렸을 뿐 우리의 교실에서는 변함이 없었고 오히려 더욱 노골적으로 진화까지 했더군요...

차라리 이름을 없애고 성적순 번호표만 있으면 교육 책임 당국자들이 염치라도 있으련 생각하겠지만 이미 그들에게 교육은 자신의 입신양명 수단처럼 생각들었습니다.

가슴아픈 현실을 듣는 자리였지만 반면, 스스로 그러한 이야기를 하며 우리의 아이들에 미래를 함께 걱정하고 책임지려는 선생님과 부모님, 시민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희망이 보였습니다.

변변한 강연시설과 의자도 없는 길거리 강연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힘이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연장 주변을 잠시 둘러 보다가 놀란것은 뭔가 열심히 적는 아저씨가 있어서 강연 열심히 들으시네 하는 생각으로 옆에 다가가니 거리 강연회를 사찰 중인 사복경찰이었습니다.(이런 줸장...서로의 교차되는 눈빛속에 경찰은 총총히 사라지더군요...)

합법적인 거리 강연회 마저 사찰을 하고 있는 현실에 강연 막바지 조금 분노스러웠지만, 자신들이 해직시킨 교사의 거리 강연조차 그들에게는 두려움이라는 생각을 하니, 지금의 시련은 큰 희망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주최측에서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카네이션과 작은 선물을 준비했던데...
이 땅의 양심있는 모든 선생님들이 언제가는 꼭 승리의 카네이션, 참교육의 카네이션을 다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만나는 강연회였습니다.

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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