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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책읽는사람들

채식주의자, 아픈 삶을 위로하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맨부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달리기 이전에 소설이 처음 세상이 막 나왔을때 우연히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10여년전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때는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구요. 그저 독특하다 정도의 느낌만 남아 있었던거 같습니다. 심지어 지난 해 이 책을 다시 사서 읽기 시작할때도 이 책을 처음 읽는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10여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나이가 더 들고 나서, 정확하게는 경험과 삶의 환경이 많이 변화한 지금에 읽으면서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은 전혀 다른 소설이 되어서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새벽녁에 혼자 눈물을 훔쳤으니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리고 이 책을 읽게될 많은 예비 독자는 대체로 특별한(?) 삶의 궤적을 그리는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설에 많은 시간을 들였을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의 삶 보다 그녀의 언니의 삶에 더욱 공감했습니다.



치열함을 넘어서 삶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며 현실에 맞서며 지독함마저 풍기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도 늘 우리 곁에서 이름도 없이 살아가는 나의 어머니 같기도 하고, 여동생 같기도 하고, 누이 같기도 해서 측은하고 미안하고 괴롭기까지 했습니다.

작가 한강은 주인공의 주변에 있는 일상의 치열함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특별한(?) 삶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의 이해하기 어려운 삶의 궤적을 기이함(?)에서 벗어나게 해준것이 아닌지 싶었습니다.

생활의 깊은 곳을 보는 작가의 안목은 최근작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절정에 다른 것 같았구요...

내 아픈 삶을 위로 받고 싶을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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