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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여가/책읽는사람들

7년의 밤, 28 그리고 종의 기원... 악의 연대기

정유정의 장편소설 <7년의 밤>은 영화화가 이야기 될 정도로 몰입도가 굉장한 소설이었습니다.

7년의 밤을 읽고 나서 정유정이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는 정말 커졌고, 그녀가 이어서 내놓은 소설 <28>도 상당히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28의 경우는 아마도 영화 감기, 최근의 메르스 사태 등과 매우 많은 교차점을 보여주기도 해서 소설이 주는 흥미가 정말 컸던거 같네요.

작가의 글쓰기에 기대가 컸기 때문에 그녀가 히말라야에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냈을때도 정말 재밌게 그녀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녀의 글에는 최근 젊은 작가들에게서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글의 생기(?)같은게 느껴지거든요.

바로 옆에서 주인공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 인물속에서 들끓는 감정의 소용돌이 같은게 정말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할거 같아요.

당연히 <종의 기원>도 큰 기대감 속에 읽었죠...

상당히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역시나 몰입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독특한 전개방식, 주인공과 인물들의 내면에 대한 깊은 묘사는 역시 정유정! 이라고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악의 연대기 처럼 발간된 7년의 밤, 28에 비할때 종의 기원은 악의 내면에 너무 깊이 몰입해서 그런지 주제 의식이나 이야기 전개가 이전의 소설보다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거 같네요.

일부에서는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에 대한 혹평도 있던데 저는 그정도는 아닌것 같고 오랜시간 악에 대한 작가의 연구가 상당히 내밀한 주인공의 심리에 촛점이 맞추어 지다 보니 이전과는 소설이 다소 다르게 느껴지는게 당연하기도 한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역시 정유정! 이라 할만큼 소설의 재미는 충분하고, 그녀만의 작품세계도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녀의 다음 소설이 기대가 큽니다.

수년에 걸쳐 거친 이야기를 다뤄온 그녀의 소설이 이제 무언가 한 단계를 성큼 올라선 느낌인데 그래서 이후에 나올 소설이 어떤 성취를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되거든요.


끝으로 혹 아직까지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접하지 못한 분이라면 당연히 7년의 밤부터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7년의 밤 이전에 내 심장을 쏴라, 내인생의 스프링캠프라는 걸작이 있고 이 소설들을 먼저 보신다면 7년의 밤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악의 연대기가 더욱 이해되기 싶지만요... 아니면 히말라야 여행기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먼저 읽으면 그녀의 소설보다 히말라야를 먼저 가고 싶게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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