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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615의 세상 이야기/사회와 여론 & 이슈

용산철거민 항의시위에 등장한 경찰의 21세기 거북선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이후 많은 국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명동일대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경찰의 살인진압을 규탄하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항의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국민들의 이러한 목소리에 경찰과 정부당국이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고,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해서 조금이라도 슬픔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게 그러한 여지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경찰은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고 분출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가로막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성당앞을 가로막은 전경에 의해 가로막힌 방송차

어제도 경찰의 대응은 강경했습니다.
이미 살인진압 현장일대를 전경버스로 벽을 쌓았습니다. 지난 촛불에서 보여준 그 막막함 그대로였습니다.

시민들은 추모제를 마치고 삼삼오오 흩어져 다시 명동입구에 집결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명동일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습니다. 명동성당 입구로 향햐던 전철연 방송차는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물대포의 호위속에 대치중인 경찰

반대편 명동입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행진을 하려하자 경찰은 야수처럼 달려들어 시민들을 가로막았습니다. 경찰 방송차와 물대포가 등장하고 명동일대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긴 대치가 계속되었고 시민들은 다시 내일을 기약하며 자진해산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저로서는 처음 보는 경찰 장비를 보게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거북선이 연상되었습니다. 또 거대한 잠수함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잠수함은 그 모습을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거북선이 더 근접해 보였습니다.

신형채증장비(?) 방송용 엠프도 설치되어 있다.



바로 앞에 서있는 경찰지휘관도 자신들의 장비를 처음 보았는지 "21세기 거북선 같지 않아요?"라는 시민의 물음에 자신도 재밌다는 듯이 웃고 말았습니다.

버스 위로 올라온 조정실로 보이는 곳에는 경찰이 있고 카메라와 라이트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채증용 차량 같았습니다.

CCTV가 시민들을 향하고 있다.



전경들 뒤에 그렇게 많은 채증 인력을 배치하고 도로곳곳의 CCTV까지 활용하는게 모자라 거대한 신형 장비를 마련한 것 같았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경찰당국은 국민을 위로하고 보살필 생각보다는 자신들에게 항의하고 저항하는 세력을 철저히 가려내 응징하려는 의도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 장비였습니다.

채증 그리고 대치

처음 접한 장비의 용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이지만 제 생각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사정상 추모집회에 가질 못했습니다. 인터넷으로 현장 상황을 접하며 여전히 원천봉쇄와 강경대응만으로 사태를 수습해 보려는 모습에는 변함이 없더군요.

정권과 경찰의 강경진압과 공격적인 대응이 잠시 현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매일 신형장비를 국민혈세로 아무리 많이 장만해도 이미 돌아선 민심까지 되돌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난 독재정권이 국민의 저항을 막아보고자 아무리 최류탄을 새롭게 개발하고 탄압해도 국민들은 결국 독재정권을 무릎꿇리고야 말았다는 사실은 오늘 이 정권이 새겨 들어야 할 역사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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